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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다크
작품등록일 :
2022.01.1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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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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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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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시티 경비단

DUMMY

누군가 내 로브를 아래로 잡아 당겨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그 곳엔 울어서 눈이 붉어진 모디가 다급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 왜?"



모디는 말없이 빠르게 팔을 들어 정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상점 안에서 일어난 굉음과 폭음이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킨 듯.


정문 밖에 대거의 구경꾼들이 상점 안을 살펴보기 위해 기웃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젠장. 너무 주목을끌었어... 성불을 빌기는 개뿔이, 내가 왜 잭 양부의 성불을 빌어? 그냥 돈이나 챙기고 빨리 여기서 떠야겠다.'



그게 맞다.


얼굴도 모르는 잭의 양부와의 의리 따윈 내게 없었다.


나는 내가 받은 심적 타격에 대한 위자료만 받아 가면 장땡인 것이다.


딜로이씨가 불륜을 하든 살인을 하든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게 직접적 피해는 주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사람이 더 몰리고 있다.


소란을 들은 누구 하나가 경비에 신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두 부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딜로이씨 빨리 천골 주시죠? 나 집에 가게."



딜로이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잭은 나를 자꾸 흘겨보고 있었다.



'어? 이 시끼가 자꾸 노려보네? 누구 덕에 목숨을 부지하는 지도 모르고?'



내 자비 덕.


단돈 천골에 알량한 목숨하나 부지하는 건 내 자비 덕이 맞다.


딜로이는 피가 말라 붙은 입을 때며 말했다.



"기사님... 아무리 그래도 지금 바로는 천금을 준비할 순 없습니다."


"그럼 얼마 있는데요?"



딜로이씨는 내가 조금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자, 눈알를 이리 저리 굴리며 고민 하고 있었다.



'저... 저.. 저 봐라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눈으로 다보이네.'


"제가 삼백골드 까지는 어떻게 마련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발 저희 부자를 불쌍히 여기시고... 으아아아아악."



말을 이어가던 딜로이가 갑자기 다친 손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며 지랄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의 행동에 당황했고, 잠시 후 정문 쪽에서 누군가의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꼼짝 말고 모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신고 받고 왔다."



헬멧 바이저로 얼굴 전체를 가린 검은 경장갑의 남자가 큰 소리를 내며 상점 안으로 들어섰다.


그 남자는 붉은 수가 놓아진 특이한 검은 망토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의문의 남자가 상점으로 들어서자 딜로이는 나를 가로질러 남자의 뒤로 빠르게 기어가며 말했다.



"저.. 저놈 좀 막아 주십쇼. 저놈이 저희 가계를 쳐들어 와서 저희를 겁박 하면서 돈을 빼앗아..."


"아. 걱정 마라. 감히 펠릭스님의 관리구역에서 이런 소란을 일으키다니. 간땡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은 놈이었구나. 거기 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헬멧 속 남자의 목소리는 잔뜩 갈라져 마치 짐승이 으르렁 거리는 느낌을 줬다.


그는 가타부타 말없이 내게 다가오며 칼을 뽑아들었다.



'짜증나네... 그냥 도망칠까?'



꼬인 상황에 인상 쓰며 주위를 둘러보다 모디와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시시각각 격변하는 상황에 적응 못해, 작은 동물처럼 한 곳에 모여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내가 저 애들 아빠도 아니고 이렇게 까지 보호해야 할 이유가 있어?

-그러게. 그냥 도망치는 게 어때?

-아니 그래도 한번 책임진다고 행동을 했으면..

-시끄러. 그냥 다 죽여. 죽여!!

-무서워... 도망가.



이게 내 마음의 소리였다.



'그 중 가장 끌리는 게 도망가는 거긴 한데...'



생각하는 와중 그 남자가 갑작스레 내 팔뚝을 강하게 잡아챘다.



"이놈!!"



나는 고민 중에 갑자기 치고 들어온 그놈 때문에 화들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팔을 휘둘렀다.



-후웅~퍽.


"끄아아아악"


-쿠당. 쿠다다당.



당연히 그는 철창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히~익!!"


"끄윽..."



딜로이씨와 잭은 오줌이 지릴 정도로 겁에 질려 머리를 바닥에 박고 엎드려 있었다.


철장에 처박혀 있던 남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으르렁 거렸다.


상당히 강하게 친 것 같은데 멀쩡히 일어나는 걸 보니 제법 실력은 있어 보였다.



"이 자식... 감히 기습을 해?"


'내.. 내가 기습?'



그는 품안에서 무언 갈 꺼내 입에 대며 말했다.



"여기는 라크놀. B 38 구역 딜로이 인력상점으로 지원 바란다. 무력 7급 이상. 적, 상급 기사로 추정 1인. 다시 말한다..."


'엇. 무전기?'



나는 손을 뻗으며 빠르게 그를 향해 달려가며 외쳤다.



"오해 입니다. 전 강도가 아니에요. 사정을..."


"다가 오지 마!!!"


"하아..."



칼을 앞으로 내밀며 경계서린 눈빛을 보내는 남자를 보니 쉽게 해결 될 것 같진 않았다.


나는 달리다 그 자리에 멈춰서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으로 머리를 마구 헝크리다, 고개를 돌려 퍼져있는 딜로이에게 다가갔다.


그는 내 발소리에 네 발로 뒷걸음치며 나에게 멀어지려 했다.


하지만 곧 철장에 등이 막혔지만 계속 발을 구르며 나에게 멀어지려 노력했다.


나는 점점 창백해지는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아 나즈막히 말했다.



"딜로이. 한 번만 말할 께 잘 들어. 알았지?"



딜로이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이 점점 안 좋아 지고 있어. 그렇지?"


-끄덕 끄덕.


"이 상황이 누구 때문이야? 너 때문이지?"


-끄...갸웃?


"이씨... 너 때문이 맞아. 자, 이제부터 너와 네 아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



나는 잠시 빤히 그를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이 개판 수습하는 것과 그냥 죽어서 친구 만나러 가는 것. 아, 후자면 잭도 너랑 같이 보내 줄께. 빨리 정해."



내말을 들은 딜로이는 온몸이 진동 하듯 작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상인에게 손때!!!"


-후웅.



경비가 뒤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오며 나에게 칼을 휘둘렀다.


나는 가볍게 몸을 숙여 그 칼을 피했다.


-스컹.


그로인해 내 앞에 앉아 있던 딜로이의 머리위 손가락 마디 하나 차이로 칼이 스쳐 지나가며 철장을 갈랐다.


죽음을 2센치 차이로 피한 딜로이는 얼굴  빛이 탈색 되듯 희게 변했다.



"히에에에에엑!!"



딜로이의 바지 아래로, 바닥을 따라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검은 헬멧은 나의 움직임을 쫒아 칼의 경로를 틀어 다시 빠르게 베어 들어왔다.


나는 그에게 한 발짝 다가서 내리치는 그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리고 순간 몸을 반쯤 돌리며 그를 바닥으로 내리 끌었다.



-쿵.


"끄악!!"



바닥에 처박혀져 있는 그의 몸을 위에서 빠르게 누르고 그 위에 앉았다.


그리고 남자의 머리를 지그시 눌러 남자의 행동에 제한을 걸었다.


그가 다시 휘두르려는 칼을 훑듯 잡아채 빼앗아.


그의 얼굴 옆 바닥에 강하게 찔러 넣었다.


-푹.


살짝 오러를 집어넣은 칼은 손잡이까지 바닥 깊숙이 박혔다.


나에게 벗어나기 위해 버둥대던 남자가 눈앞에 박혀 들어온 칼자루를 본 후.


그때부터 남자의 움직임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난 그의 귀에 얼굴을 대고 작게 말했다.



"제가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그 칼이 당신의 머리에 박혀 있었을 겁니다. 일단 진정하고 이야길 들으세요."


"... ..."



나는 아직도 주저앉아 멍 때리는 딜로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딜로이. 시간이 다 됐어. 어서 결정해. 10초 준다. 십 구 팔 칠ㅡ"



말하는 도중 순간 좌측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힘에 팔을 들어 얼굴부터 막았다.



-프억. 슈웅. 쿠앙...



강한 힘으로 인해 나는 철장을 뚫고 감옥 벽까지 밀려나 처 박혔다.


등 뒤로 난 거대한 크리에이터에서 벽의 잔해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흙먼지들 사이로 헬멧 남 근처에 다리를 들고 학처럼 서있는 인영의 모습이 보였다.



"이 새끼나 저 새끼나 짜증나게 말을 끊어..."



약간 돌아간 목을 손으로 잡아 돌려 원위치 시켰다.


-우두둑.


나를 공격한 인물은 남자와 같은 복장을 한 동료로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두명의 동료가 다가와 합류하고 있었다.


가냘파 보이는 체구를 가진 적이 쓰러져 있는 놈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지 나와바리에서 쪽팔리게 얻어맞고 앉아있어. 어서 안 일어나?”


“그런데 7급이라고 하지 않았어?”


“크크크크큭.”


“크으윽. 저 놈. 분명 7급 이상이다. 내가 약한 게 아냐.”



공격을 막은 팔이 약간 저려 왔다.


몸에 먼지를 털며 철장 밖으로 걸어 나왔다.


나를 계속 주시하고 있던 인물이 입을 열었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초행이신 거 같은데, 도시 경비단을 공격하는 건 중죄라고요?”



간들어지는 목소리.


공격당할 때 몸을 확인 했었다.


여자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상당히 농염했다.



'그러던가 말던가. '



난 이 상황이 짜증나기 시작했다.



“그럼 가만히 앉아서 나보고 그냥 처 맞고 있으란 소리야? 저 새끼가 나한텐 이유도 물어보지 않고 칼부터 날리던데?”


“아... 죄송해요. 이 모지리가 신입이라서 모든 게 좀 부족하답니다.”


“그러는 당신도 칼이 아니라 발부터 날리던데... 당신도 신입이라고 어물쩍 넘어갈 생각이야?”


“그건 우리 막내가 잡혀 있는 게 보여 어쩔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지금 멀쩡하시잖아요? 그렇죠? 이해좀 해 주세요...”


“하. 참 내. 그럼 겉으로 멀쩡하기만 하면 공격해도 된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그렇게 해드려요?”


“으이그. 손님 화나셨구나. 아아잉. 화 푸세요.”



그녀는 사뿐하게 뛰어 곁으로 와 내 팔을 끌어안고 아양을 부렸다.


기분이 나쁘지만 좋다.


뭔가 기분이 오묘한 게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큼. 큼. 됐고. 일이나 마무리 합시다.”


“그래요. 무슨 일인지 저에게 말해줘요.”



그녀 자꾸 내 팔에 가슴을 비비고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좀. 떨어져 줄래요?”


“흐응... 시른뎅...”


**********


내 이야기를 입증하기 위해 아이들의 증언을 내 세웠다.


아이들의 목에 아직 구속구가 채워지지 않아, 진술은 그대로 받아 들여졌다.


그 이후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다.



딜로이씨와 잭은 연행되어 갔다.


죄목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였다.


허위진술로 인한 경비대 부상 원인 제공.


불법거래를 통한 부정 이득을 챙긴 혐의.


그리고 기타등 등.


그런데 솔직히 나는 그들과의 한판을 생각하고 있었다.


얼굴을 가린것도 깽판을 치려고 가린거니까.



처음 경비 라크놀은 전형적 암시장 암약하는 세력의 등장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 후에 그들의 일처리 방식이 너무 정상적이라.


난 적잖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불법이야?'



마치 한 국가 체계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거대 지하도시.


이것을 보고 국가 전복세력을 생각하는게 나뿐일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됐다.



'나야 뭐... 잘 풀렸으니... 내 알빠야?'



이미 상행을 떠난 부단주와 잭 둘사이 납치의 연관성은 안타깝게도 밝힐수는 없었다.


아무튼 잭의 신변은 나에게로 인도 되어 그의 목줄을 손에 쥘수 있게 됐다.


일단 토니에게 보수를 주고 한동안 아이들을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


다시 상단을 통해 아이들을 보내든.


아니면 내가 벨룬디까지 애들을 나르든 둘중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못 알아 볼테니 상관은 없겠지...'



딜로이씨는 보석금 200골드를 내고 다음날 밖으로 나올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딜로이의 상점에서 나와 마주 않아, 잭의 신변과 보상금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딜로이씨는 맘고생이 심했는지 하루만에 푹삭 삭아 있었다.


"에휴..."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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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부단장의 부탁 24.09.16 25 0 13쪽
42 두 번째 토끼 굴 24.09.15 36 1 13쪽
» 언더시티 경비단 24.09.14 35 0 12쪽
40 뻐꾸기는 울었다. 24.09.13 37 1 15쪽
39 딜로이의 아인종 인력상점 24.09.12 44 1 12쪽
38 윌스톤 영지의 지하도시 24.09.11 46 1 12쪽
37 평행우주의 쓰댕보이 24.09.10 45 2 12쪽
36 향긋한 셀로브의 마비독 24.09.09 57 3 14쪽
35 발가락이 닮았소 24.09.08 72 2 14쪽
34 삐까츄 100만 볼트 24.09.07 80 4 14쪽
33 그 남자가 남겨둔 그것 24.09.06 74 3 16쪽
32 삐까츄는 못 참치 24.09.05 71 3 14쪽
31 탐식의 제니 24.09.04 88 2 14쪽
30 마법사의 스튜 홀릭 24.09.03 100 1 14쪽
29 이세계 먹방과 단식던전 24.09.02 84 2 13쪽
28 여왕벌과 꿀벌들 24.09.01 88 3 13쪽
27 만사형통 기억상실 +2 24.08.31 96 3 13쪽
26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죽을수도 있다. 24.08.30 102 1 14쪽
25 은혜로운 얼굴반쪽 고느님 24.08.29 98 1 13쪽
24 단백질, 아니 마석 쉐이크 24.08.28 97 2 12쪽
23 무말랭이 던전에 어서 오세요 24.08.27 100 2 14쪽
22 부포커의 마리아 24.08.26 101 2 14쪽
21 카페토의 정보 24.08.25 102 2 12쪽
20 납치 시도 24.08.24 109 2 12쪽
19 진 데일리 검술 24.08.23 111 2 17쪽
18 악마의 열매 24.08.22 112 2 15쪽
17 위기는 기회다 24.08.17 109 4 12쪽
16 블루문 사건 24.08.11 114 3 11쪽
15 하플링의 호의 24.08.09 118 3 12쪽
14 루빅스 큐브 24.08.07 131 4 16쪽
13 자유무역도시 벨룬디 24.08.06 137 4 13쪽
12 역습의 성자 루노 24.08.06 131 3 12쪽
11 돼지가 쟈말이라는 이름을 가짐 24.08.05 14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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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쟈란영지 +2 24.08.01 179 7 12쪽
7 크리오 너 자꾸~ 24.07.31 176 6 15쪽
6 뭐니뭐니 해도 도핑이 최고 24.07.31 203 8 16쪽
5 나만있어 이세계로 가는문 24.07.31 209 7 16쪽
4 받아 들인자 와 아닌 자 24.07.28 223 8 15쪽
3 신이 주신 일용할 양식의 추억 24.07.28 271 7 15쪽
2 루딘과 나 나와 루딘 24.07.28 407 8 16쪽
1 프롤로그 24.07.28 553 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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