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환생생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새글

그란다크
작품등록일 :
2022.01.13 03:19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5,483
추천수 :
144
글자수 :
272,643

작성
24.07.28 04:40
조회
407
추천
8
글자
16쪽

루딘과 나 나와 루딘

DUMMY

하늘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시체더미는 검은 연기와 함께 불티와 재를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었다.


마치 ‘게임 오프닝 영상’ 같은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나는 감기약 한 사발을 들이킨 것 처럼 기분이 몽롱했다.


한동안 고통도 잊은 채 나는 멍하니 앉아 불타는 시체들을 바라 보고 있었다.


이곳이 꿈인지 생시인지를 구분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여기는 아직 꿈 속 이리라.



'그래. 몽중몽. 꿈속의 꿈.'



털썩.


옆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헤진 튜닉을 입고있는 붉은 머리 청년.


그 청년은 뭔가를 보고 놀랐는지, 그자리에 풀썩 주저 앉아 있었다.


나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킨 청년의 팔이, 왜인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뭔가가 청년을 놀라게 한것 같았다.



"루.. 루딘?"



눈앞에 청년의 이름은  ‘크리오‘ 꿈속 아이의 얼마 없는 친구이자 가족 같은 지인이었다.


내 기억에 나는 청년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크리오?  루딘....? '



문득 아래로 흐르는 잿빛 강에 비춰진 내 모습을 확인할수 있었다.


어두운 진갈색 곱슬머리를 가진 양볼이 삐쩍마른 아이.


그 아이는 지금 놀란 얼굴로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꿈속 불행한 삶을 살다.


울다 지쳐 죽음에 이른 아이.


내 얼굴은. 


불행한 '루딘' 이었다.



‘내가?’



머릿속을 누가 헤치듯 헝클어져 갑작스레 현기증이 일어났다.


순간 비춰지는 슬라이드 처럼.


아파트와 빌딩이 가득찬 도시 그리고 그 사이를 달리는 자동차들과, 네온사인의 모습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니...아니야. 나는 루딘이.. 아니야? 나는 21세기 대한민국 병장... 어?'



기억들 사이로 지인의 웃는 얼굴들이 영상 컷 편집을 당한 듯, 노이즈 스티커로 덧칠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붕어처럼 입을 벙긋 거렸고 대화 사이사이에 음향 파일이 오류가 난 듯 들리지 않았다.


마치 음향도 편집한 것처럼.


중요한 것은 가족들과 나의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들 까지도 철저하게 얼굴들과 대화들이 편집 되어 있었다.



‘나는... 대체.. 누구지?’


“루딘?”



깊은 상념의 늪 속으로 빠져 들려는 찰나.


크리오가 나를 불러 비현실 같은 현실로 잡아 끄집어내 주었다.


두려움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떨리는 눈동자를 진정시키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하얗게 질린 얼굴에 커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크리오]


예상나이 18세.

빈민촌 출생의 고아.

우리 가족의 양 아들.

루딘에게 가족이자 친구.


머릿속에 단순 일련의 정보들이 떠올랐다.



“죽었다고 했는데... 분명 죽었다고...”



그는 한동안 날 바라보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조심스럽게 내게 다가왔다.


불에 그을려 추레한 내 몰골을 눈으로 확인한 그는, 내 몸을 더듬거리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손이 닿는 곳곳에서 통증이 일어났다.


그 고통에 순간 놀라 그의 손을 막았다.



“큭.. 그만..”



크리오는 화들짝 놀라 내게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그의 인상이 점점 일그러졌다.



“개새끼들이.. 또 피노 애들이야? 여기로 도망쳐서 숨어 있었던거야?”


“피노..?”



순간 피노 패거리와 관련된 기억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피노‘ 패거리.


빈민촌 15세 전후 고아들이 모여 만들어진 작은 양아치 집단이었다.


구걸을 하는 거지와 평민 아이들을 겁박하고 ‘보호세‘ 일명 ’삥‘을 뜯는 질이 좋지 않은 아이들의 모임.


소문으로는 거대 용병길드의 하위 지부라는 소리가 있었지만 밝혀지진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루딘을 죽음에 어느정도 관련되어 있었다.


동전을 빼앗은 세아이.


그들의 소속도 역시 피노였던 것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괜찮은 거야? 머리쪽을 다쳤어?”



크리오는 루딘의 머리에 미처 씻어내지 못한 검은 피딱지와 풀려있는 눈을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차마 상처를 만지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다 다시 화를 내었다.



"이 개새끼들이... 괜찮은 거지? 진짜 괜찮은 거지?"


“아니... 괜찮은가..”


“우선..그래. 저리로 가서 좀 쉬자. 여기는 눈에 너무 잘 띄는것 같아.”



그는 나를 잡아끌어 근처 가까이에 있는 덤불 속으로 함께 들어갔다.


덤불 안에는 인위적인 만들어진 작은 공간이 존재 했다.


그곳에는 잡다한 물건들과 뭔가가 가득 담긴 자루들이 여러 개 널브러져 있었다.


크리오는 자루들을 발로 밀어내 사람 한명이 앉을만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곳에 날 앉히고 자루 하나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자루를 뒤적거리다 속에서 음식들을 꺼내 내앞에 쌓듯 던져 놓았다.



“이건..?”


“아.. 마을로 오다가 비어있는 농가가 있길래. 좀 뒤졌지. 그런데, 언제 여기까지 마물이 내려 온거야?”



루딘의 기억에는 공백이 존재했다.


바로 루딘이 쓰러진 이후와 지금까지의 기억.



'상황을...'



눈 앞에 음식을 보니 급격한 허기가 올라왔다.



'어찌 됐든 우선 먹자.'



곰팡이가 핀 딱딱한 호밀 빵.


루딘의 추억속에는 오래 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빵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파란 곰팡이가 꽃처럼 피었지만 꽤나 먹음직 스럽게 보였다.


솔직히 나에겐 손이 갈만한 비주얼은 아니었다.


하지만 루딘 육체는 고소한 빵맛을 이내 떠올렸는지 입속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저절로 손이 빵을 향해 뻗어가고 있었다.


나는 빠르게 빵을 들어 입속에 우겨 넣고 씹으려 했다.



-우두득. 우드득.



밥을 먹다 돌 씹히는 소리와 함께 아랫턱과 치아에 통증이 일었다.


기어코 먹는다면 강철턱이 필요할 만큼 돌덩이 같았다.


문득 루딘의 기억에 전에 먹던 방법이 떠올랐다.


나는 침을 묻혀 빵의 면을 녹여가며 부드러워진 부분을 조금씩 긁어 먹기 시작했다.


먹는곳에 정신이 팔려있는 나를 크리오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러다 몸을 돌려 다른 자루를 뒤지며 입을 열었다.



“너 하이노 용병대 알지?”



자루를 뒤지던 크리오는 주머니에서 원하는 걸 찾았는지 눈썹을 찡끗 올렸다.



"켁. 켁..."



순간 나는 빵이 목에 걸려 사래가 들렸다.


크리오는 그런 나를 보고 이미 준비한 물 주머니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여기. 물도 좀 마셔. 그러다 숨넘어 가서 먼저 죽겠다.”



크리오가 넘겨주는 주머니를 황급히 받아 시원하게 들이켰다.


기침이 멎은 내 모습을 확인한 크리오는 말을 이었다.



“그.. 왜 있잖아. 한번 씩 와서 애들 겁주고 가던 그놈들 말이야.

글쎄... 그놈들이 옆 마을에 또 나타났지 뭐야.

너무 주기적으로 오고 있어.

목적지는 아마 여기 이마을 이겠지...

피노애들 뒤를 봐주는게 그놈들이 확실해 보여...”


크리오는 짜증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몰래 뒤 따라갔지. 어차피 목적지는 같았으니까.”


“몰래?”



크리오는 아버지가 징집 된 후부터 마을에서 자주 사라졌었다.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는지는 루딘은 자세히 몰랐지만 나는 대충 예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기억이 점점 중복되고 있었다.


루딘의 1인칭 주인공시점과 나의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아무튼 크리오는 가끔 한번씩 마을에 들러 우리 모자에게 음식과 약들을 챙겨 줬었다.


하지만 그가 마을을 떠난 날 밤이 찾아오면.


대부분의 물건들은 밤사이 누군가에게 도난당했었다.


루딘은 몰랐지만 그 도둑들은 모두 피노네 패거리 였다.



“그래. 피노네 패거리가 최근들어 급성장 하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패악질도 점점 심해지고.

영주 경비들도 아예 모른척 한다는것도 그렇고...

경비대 대장하고 하이노 단장하고 친척이라 말했었나?”



그 사이 나는 빵 하나를 개눈 감추듯 헤치우고 작은 치즈 조각을 들어 먹으려 했다.


그는 예전 루딘처럼 반응을 하지 않는 나를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물끄러미 나를 바라봤다.


그의 시선에 나는 어색함을 풀기 위해 그의 끝말을 따라 말해줬다.



“응. 말했어.”



그제서야 크리오의 얼굴이 조금은 풀어졌다.



“맞아. 그래서 정보도 얻을 겸 몰래 따라간거야.”


“응.”



크리오는 나를 보고 한번 웃어 준뒤 다시 말을 이었다.

 


“하여튼 하루정도 길을 갔을까.

하이노 용병단과 상단이 숲에 들어가기도 전에 날이 어두워지려고 하는 거야.

그래서 그런지 숙영지를 꾸릴 준비를 하더라고. 나도 좀 떨어진 나무 위로 올라가 잠잘 준비를 했지.

한참을 낑낑대면서 준비 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라이칸 (lycan).”


“뭐? 라이칸이 나왔다고?”



루딘의 아버지 에릭의 이야기에 가끔 나온 ‘라이칸슬로프’ 늑대형상을 가진 변종 인간이었다.


마기에 물든 늑대에게 물리면 감염이 되고 그 후 달빛을 쐬면 늑대인간으로 변하게 된다고 전해지는 마물이었다.



'여기 중세 아니고 판타지였어?'



대체로 무리지어 살지 않고 지능이 상당히 높아 자신들에게 위험한 사람들이 많은 지역에는 잘 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크리오는 그것들이 숲 외각으로 나온걸 보았다 말했다.


근처의 영지는 몬스터 벨트와 거리가 좀있어 마물에 관한 사건은 1년에 몇번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곳이라 들었었다.



'무슨 문제가 발생 한건가?’



건성으로 듣고 대답하던 크리오의 이야기를 더욱 집중해 들었다.



“용병이나 상인들이 숙영지에 터 잡고 있었는데... 숙영지 방향에서 말들이 놀라는 소리하고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막 나는 거야.

이렇게 히 이~힝. 힝. 챙! 챙! 챙!”



크리오는 허공에 손으로 칼 휘두르는 흉내를 내며 입으로 효과음을 더했다.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것 같았다.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잘 보진 못했지만 놈들이 틀림없었어.”


“놈들? 한 마리가 아니었어?”


“음..한 세 마리? 네 마리?”



수색꾼의 눈에 띄지 않을거리 라면 크리오가 잡은 자리는 야영지와 꽤나 먼 거리 였을 거다.


하지만 크리오가 그 거리에서 습격한 라이칸 숫자를 파악할수 있었다 말하는건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크리오가 이야기에 허구라는 양념을 얼마나 가미했는지는 내가 감안하고 들어야 할것 같았다.



“놀(noll) 아니었을까?”



개의 머리를 가진 마물. 지능은 가지고 있지만 그리뛰어나진 않은 몬스터.


놀들이 가끔 무리지어 산 근처 농가를 약탈하려 나타난다고 전해들은 적이 있었다.



“아냐! 라이칸이 틀림없어. 덩치가 큰 바위 만 했거든.”


“그래. 그래. 알았어. 그래서 상단은 어떻게 됐는데?”


'큰바위 라이칸이라...'



구라가 너무 과했다.


양념이 너무 과하다 생각이 들었다.


그냥 허기를 채우는게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치즈를 다 먹고나서 사과 비슷해 보이는 열매를 다시 집어 들었다.



“용병들은 싸우다 도망가던데? 상단은 그 뒤를따라 도망가고. 크크큭.”


“그러는 넌?”


“아.. 나? 그냥 나무위에서 3일인가? 4일인가? 매달려 있었어.”


“뭐? 3, 4일? 음식은? 괜찮았어?”



크리오는 내 걱정이 담긴 목소리에 자랑하듯 가슴을 펴 주먹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내 준비성을 뭘로 보는거야? 당연히 모든 걸 준비했지. 나무에 몸을 둘둘 동여매고 주변이 조~용해질 때 까지 먹고 자고 했지. 식량은 뭐. 넉넉했고.”



바닥에 꺼내논 음식을 다 먹어갈 동안 크리오의 모험담은 계속되었다.



"그뒤 3일 동안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주변이 조용 해진 후에 내려왔지."


"라이칸은?"


"몰라 갔나보지."


"그래서?"


"우선 상단의 흔적을 남아있는지 찾아봤지. 그런데 흔적을 찾을수 없는거야. 다 죽었거나 잘 도망쳤거나 둘중 하나겠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다행히 습격때 고삐가 풀린 말한마리를 찾아서 그거 타고 왔지."


"오..말."



말은 가격이 꽤 나간다.


보통 짐말이나 늙은말의 경우에는 300페니 이상이고 제법 탈만한 말은 거의 500페니 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다 마을 외각에 위치한 농가에 물을 보충하러 들어갔는데 평소 시끄럽게 떠들던 닭이나 개들이 너무 조용하드라구."


"어디?"


"캐롯 아저씨네. 예전에 일하러 몇번 간적 있잖아."


"아..."



마을과 걸어서 2시간 정도의거리에 있는 농가였다.


예전 용돈을 벌기위해 크리오와 함께 농사를 잠깐도운적이 있는 곳이었다.



"살펴보니 농장에서 인기척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거야.

너무 조용해서 조금 무섭더라구.

그래서 도로 나올까 생각했는데...

그런 기회라면 집에 남아있는게 좀 있을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농가 안으로 들어갔었지."



마물이 이동한 경로근처 일수도 있었다.



"사람들이 급히 떠난 것처럼 물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고, 돈 될만한 음식이나 옷가지들이 꽤나 남아있더라구.

횡제 했지 뭐.

캐롯네가 알게 모르게 알부자 였잖아.

그래서 모두 챙겨서 마을로 돌아오던 길이었지."



그는 계속 이어 말을 했다.



“성문은 닫혀있지. 까만 연기는 멀리서부터 보이지.

‘아. 무슨 큰일이 났구나.’ 하고 조심스레 와봤지.

마물이 도대체 얼마나 밀려온 거야.

와.. 시체가... 빈민가 쪽이 싹 쓸려나간 거 보고 난 네가 죽은 줄 알았잖아.

그런데 아줌마는 괜찮으셔?

많이 아프시다며?

교회로 피난 가신거지?”


“아줌마?”



크리오는 내 반문에 눈썹이 역 팔자로 휘며 인상을 썼다.



“응? 그래~ 니 엄마. 아이샤 아줌마.”


“엄마?”



아이샤 마이어스.


루딘의 친모.


그녀는...


그녀의 정보가 떠오르는 찰나 사진처럼 정지된 이질적인 장면이 머릿속으로 끼어들었다.


차가운 아이샤의 시체 뒤로 피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는 희미한 유령...


갑자기 믹서기로 뇌를 갈아버리는 고통에 힘이 빠져나가는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중심을 잃어 주저앉듯 몸이 무너지려했다.



“큭....”


“루딘! 야...”



쓰러지는 날 부축하기 위해 달려오는 크리오의 모습이 감겨지는 두눈 사이로 비춰 보였다.


나는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어둠이 둘러싸인 방.


방의 중심에 희미한 빛을 뿌리는 지름 1미터 크기의 구체가 바닥에서 낮게 떠 있었다.


어두운 회색빛 공간에 색이 없는 사람들이 그 구체를 에워싸듯 서 있었다.


그들은 빛나는 구체 내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 것인가 호기심이 일어났다.


가까이 다가가 잘 보이지 않는 내부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그곳에는 태아처럼 웅크린 루딘이 꺼질 듯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악몽을 꾸는 것일까?


구체 속 루딘은 태아처럼 웅크린체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었다.


미간에 잔뜩 인상을 쓰며 괴로운듯 그는 신음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나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되었다.


그를 악몽에서 깨우기 위해 구체에 다가가 손을 뻗었다.


순간 한 인간이 내 손목을 으스러지듯 움켜쥐었다.


그 강한 악력에 놀라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마주보았다.


그 인간의 얼굴은 노이즈가 껴있어 얼굴을 도저히 알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얼굴의 하관이 보이며 난 그가 누구인지 이제서야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는 바로 ‘나’였다.



루딘이 아닌 21세기에 살던 나.


그는 계속 나에게 말을 전하기 위해 뭐라 입을 자꾸 벙끗거렸다.


하지만 음소거 버튼이 눌린것 같이 그의 말을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내가 난처해 하자 그는 얼굴을 들이밀어 단어 하나하나를 끊어 천천히 입모양을 보여주었다.


나는 노이즈 아래 드러난 그의 입술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그리고 곧 그가 전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수 있었다.


그가 전하려던 말은.











「목. 걸. 이. 를. 찾. 아. 강. 한. 아.」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슬기로운 환생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스핀오프 작품에 대하여. 24.09.04 41 0 -
공지 회차 리뉴얼에 대하여. 24.08.29 18 0 -
공지 안녕하세요. 그란다크입니다. 24.08.05 84 0 -
45 죽일놈의 딜로이 NEW 6시간 전 12 0 12쪽
44 늑대왕 굼샬라의 붉은 왕관 24.09.17 26 0 13쪽
43 부단장의 부탁 24.09.16 25 0 13쪽
42 두 번째 토끼 굴 24.09.15 36 1 13쪽
41 언더시티 경비단 24.09.14 35 0 12쪽
40 뻐꾸기는 울었다. 24.09.13 37 1 15쪽
39 딜로이의 아인종 인력상점 24.09.12 44 1 12쪽
38 윌스톤 영지의 지하도시 24.09.11 46 1 12쪽
37 평행우주의 쓰댕보이 24.09.10 45 2 12쪽
36 향긋한 셀로브의 마비독 24.09.09 57 3 14쪽
35 발가락이 닮았소 24.09.08 72 2 14쪽
34 삐까츄 100만 볼트 24.09.07 80 4 14쪽
33 그 남자가 남겨둔 그것 24.09.06 74 3 16쪽
32 삐까츄는 못 참치 24.09.05 72 3 14쪽
31 탐식의 제니 24.09.04 88 2 14쪽
30 마법사의 스튜 홀릭 24.09.03 100 1 14쪽
29 이세계 먹방과 단식던전 24.09.02 84 2 13쪽
28 여왕벌과 꿀벌들 24.09.01 89 3 13쪽
27 만사형통 기억상실 +2 24.08.31 96 3 13쪽
26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죽을수도 있다. 24.08.30 102 1 14쪽
25 은혜로운 얼굴반쪽 고느님 24.08.29 98 1 13쪽
24 단백질, 아니 마석 쉐이크 24.08.28 97 2 12쪽
23 무말랭이 던전에 어서 오세요 24.08.27 100 2 14쪽
22 부포커의 마리아 24.08.26 101 2 14쪽
21 카페토의 정보 24.08.25 102 2 12쪽
20 납치 시도 24.08.24 109 2 12쪽
19 진 데일리 검술 24.08.23 111 2 17쪽
18 악마의 열매 24.08.22 112 2 15쪽
17 위기는 기회다 24.08.17 109 4 12쪽
16 블루문 사건 24.08.11 115 3 11쪽
15 하플링의 호의 24.08.09 118 3 12쪽
14 루빅스 큐브 24.08.07 131 4 16쪽
13 자유무역도시 벨룬디 24.08.06 138 4 13쪽
12 역습의 성자 루노 24.08.06 131 3 12쪽
11 돼지가 쟈말이라는 이름을 가짐 24.08.05 144 4 13쪽
10 검술입문 24.08.04 147 5 12쪽
9 정신과 시간의 방 24.08.03 159 7 16쪽
8 쟈란영지 +2 24.08.01 180 7 12쪽
7 크리오 너 자꾸~ 24.07.31 176 6 15쪽
6 뭐니뭐니 해도 도핑이 최고 24.07.31 204 8 16쪽
5 나만있어 이세계로 가는문 24.07.31 209 7 16쪽
4 받아 들인자 와 아닌 자 24.07.28 223 8 15쪽
3 신이 주신 일용할 양식의 추억 24.07.28 271 7 15쪽
» 루딘과 나 나와 루딘 24.07.28 408 8 16쪽
1 프롤로그 24.07.28 553 8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