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환생생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새글

그란다크
작품등록일 :
2022.01.13 03:19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5,478
추천수 :
144
글자수 :
272,643

작성
24.08.11 01:30
조회
114
추천
3
글자
11쪽

블루문 사건

DUMMY

집은 항구 외각에 위치하고 있었다.


항구와 조금은 동떨어진 장소인 언덕 위에 자리해 있어 항구를 내려다보는 풍경이 제법 운치가 있었다.


집은 귀족 저택보다 작지만 민가보다는 큰 크기였는데 주변을 주기적으로 관리 했는지 밖에서 볼 때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어제 집문서와 함께 받은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유럽식 분위기의 구조를 가진 집이었다.


내부 상태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집을 둘러 볼 동안에도 쟈말은 아직도 찜찜한지 얼굴을 구기고 있었다.


"괜찮은 것 같은데?"


"괜찮은 정도가 아닌데요? 좋아요."


"그래... 그렇지."


우리는 여러 방을 살피며 구매할 가구와 집기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지하공간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지하공간은 그냥 돌 벽으로 이루어진 사각형의 널따란 빈 공간이었다.


지상고도 상당히 높아 훈련장을 꾸며도 될 듯해보였다.


"여기 좋은데?"


"네. 여기서 운동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러고 보니 너 요새 뭐 배워? 볼 때 마다 몸이 달라 보이던데"


전부터 느꼈지만 쟈말은 생각보다 상당한 실력자로 보였다.


괜한 거짓말로 의심을 살 필요는 없었다.


"음.. 서점에서 구한 검법서로 그냥 운동 겸.."


"해봐."


"네? 여기서요?"


"그래. 너 앞으로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할 텐데 강도 정도는 때려잡을 수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쟈말은 한발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그래도 크리오가 돌아 올 때까지는 내가 네 보호자인데. 확인 해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나도 여기 들어와 살아야지 뭐. 빨리 해봐. 배고프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아밍소드를 꺼내 데일리검법 기수식을 취했다.


세로베기 1식과 이어 가로베기, 올려베기와 내려베기를 연속된 동작으로 이어 10식을 보여주고 칼을 내렸다.


쟈말을 돌아보니 지켜본 그의 얼굴은 오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너 그거 데일리 검술이지?"


실전된 고대 제국 기사의 검술이 아니었던가?


"하.. 뭐 꼬맹이들도 안 배울 기초적인 걸 배우고 있어.."


‘젠장. 여태껏 익혀온 게 판타지 삼제검법이라니.’


나는 실망과 후회가 가슴 속부터 밀려오는 걸 애써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구겨지는 얼굴은 숨길 수 없었나 보다.


"어? 모르고 있었어? 하긴 검법서 라고 하면 다들 열심히 익히기만 하면 소드마스터 될 거라 꿈을 가지곤 하지."


‘아. 내 소드마스터의 꿈이...’


쟈말은 내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를 건냈다.


"그래도 3개월 배운 애송이 치고는 칼끝 흔들림이나 자세가 좋은데? 제법 재능 있어?"


연습한지 3년이다.


최악의 재능이라는 걸 잔인하게 확인시켜 줘 나를 두 번 죽이는 쟈말이었다.


우리는 집을 나와 늦은 점심을 하기위해 여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푸른달 여관은 오늘도 분주했다.


이전과 다른 의미로.


여관 안은 상당히 분주했다.


사람들은 바에 있는 누군가에게 불만을 담은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한편 식당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은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쟈말이 황당해 하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여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쟈말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바테이블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한 금빛머리 엘프가 난감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하플링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불안한 생각에 쟈말을 두고 방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방안은 난장판 이었다.


꺼내논 책들과 소지품, 세워둔 창, 돈 될 만한 물품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나는 내려가 쟈말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그는 나를 기다리라 말하고 여관 밖으로 향했다.


여관에서 깽판을 치던 사람들 덕에 들어오던 손님들도 다시 여관 밖으로 도망치듯 나갔다.


그리고 땅거미가 질 즘에는 소동을 피우던 사람들도 하나둘 여관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까지 남아 있는 건 아직 상황을 파악 못한 나와 지쳐있는 엘프들뿐.


카운터 옆에 앉아있던 엘프가 지친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이전 사람들에게 시달리던 금빛머리 엘프였다.


“당신은 또 무슨 사기를 당했나요?”


“사기요? 아니.. 방 안 물품을 도둑맞은 것 같은데..”


“아.. 투숙객 이셨나요? 이런 불미스런 상황을 겪게 해서 죄송합니다.”


금빛머리 엘프는 죄송하다 말하며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물 두잔을 따라 하나를 나에게 주고 나머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시원하게 물을 마신 엘프는 털털하게 손등으로 입을 닦고 처음 본 나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고요. 그 씹어 먹을 하플링 새끼가 사기를 칠 줄...”


요는 이랬다.


이전부터 푸른달 여관을 담당 운영해오던 점주 일리아는 7개월 전 불쌍한 하플링을 손님으로 맞게 되었다.


그는 자신도 여관을 운영하기위해 이 벨룬디에 상경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여관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친구에게 부탁을 했고 결국은 사기를 당해 큰돈을 잃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모습은 처음 벨룬디에 정착하기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와 닿았고 그를 여관에 취직시켜 주었다고 한다.


그는 소문과 다르게 여관의 대소사를 자신의 일처럼 매사 열심하고 성실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고.


날이 갈수록 같이 일하던 엘프들은 그를 믿을 수 있는 하플링이라 생각했다.


‘어쩐지.. 인테리어가..’


6개월 전 엘프들의 고향인 푸른달 마을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평소 존경해 마지않던 마을장로가 마물과의 싸움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에 엘프 전원이 걱정에 여관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때 그 하플링 친구가 잠시 동안 자신이 친구들과 여관을 운영해 줄 테니 걱정 말고 마을에 다녀오라 말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그렇게 점주를 포함 4명의 엘프는 마을을 다녀왔고 그동안 계속해서 편지로 여관운영을 점검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아침 돌아왔을 때 여관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안에서 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자신이 여관의 주인임을 확인하자마자 돈을 보상하라 난리를 쳐댔다고 한다.


이유인즉.


그 하플링이 여관 주인인척 행동하며 장사가 잘되어 확장 이전키 위해 사람들에게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고 했다.


성내 치안대에 신고를 하고 얼마 후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치안대의 조사에 따르면 금일 오전 크레타로 떠나는 배로 밀항을 한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쫒아가 보긴 하겠지만 기대는 말라는 뒷말이 있었다 한다.


엘프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 한 얼굴이었다.


“하. 그래도 하소연을 했더니 속이 조금 시원해 진 것 같네요. 미안해요. 처음 본 사람에게..”


“아닙니다...”


솔직히 조금은 찔렸다.


‘허... 내가 준 요리 레시피 때문에 크게 해먹을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아. 그래서 나에게 공짜 술을 준 것이구나. 진짜 대단하다. 이래서 그런 소문이 나는 거구나. 어? 집은?’


나는 물을 다시 따라 마시는 일리아의 눈치를 보다 물었다.


“.. 저... 죄송한데, 제가 그 하플링에게 집을 하나 샀는데...”


“집이요? 혹시.. 항구 언덕 위에 있는 저택이요? 그거...아. 금고.”


“......”


‘아씨 당했다.‘


우리 둘은 허망한 얼굴로 한동안 말없이 물만 들이켜고 있었다.


**********


다음날도 난 여관 카운터 앞에 앉아 있었다.


쟈말은 그 씹어죽일 하플링을 잡으러 간다고 어젯밤 뛰쳐나갔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일리야외 1명이 더 앉아있다.


“하...”


“하...”


“에휴....”


동글동글한 얼굴을 가진 난쟁이.


호빗족 한명이 옆에서 우리 둘과 같이 한숨을 쉬고 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 호빗은 여관에 물건을 대주던 상단의 점주였다.


하플링에게 후불로 물품을 대주고 뒤늦게 사기를 당한사실을 알고 뛰어왔다가 여관 점주를 만난 것이었다.


무려 6개월 치 술과 식재료의 물품대금을 못 받을 위기에 처해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나 때문에 장사가 잘 된 것도 한 몫 한듯하다.)


“나는.. 노예로 팔려갈지도 몰라요..”


사체를 끌어다 쓴 모양이다.


일리야는 금고 자체도 털려서 여관을 재개할 여력이 없어 보였다.


생각해봤다.


모두가 살아날 방법을.


“저기..”


“휴....”


“하....”


“제가 이일을 해결할 방법이 생각났는데..”


둘은 눈을 번뜩이며 고개를 들었다.


“뭐요?”


“네? 네? 정말요?”


구원의 빛을 목도한 신도의 얼굴들이었다.


“하지만 제가 이 방법을 설명하기 전에 하나 약속을 받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둘은 나에게 빠르게 달라붙으며 고개를 미친 듯이 끄덕였다.


“영혼이라도 팔겠습니다.”


“네네네네...”


“아니 영혼 따윈 쓸데없고.,..”


내가 말을 끌자 둘은 두 손을 기도하듯 모아 간절함이 담긴 눈으로 침을 삼켰다.


-꿀꺽...


-꿀떡...


“둘의 비밀엄수계약이 필요합니다.”


“네. 엄수합니다.”


“당연하죠. 저는 죽을 때까지 말 안할 자신 있습니다.”


“말뿐인 약속은 사양합니다. 제약으로 엮인 계약이 필요합니다.”


둘은 1초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


“해야죠.”


“그럼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리야가 웅얼거리며 마법수식을 외웠다.


“나 세계수의 자손이자 푸른달 마을 수호자의 이름을 걸고 여기에 맹세 합니다....저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장엄한 빛과 음향이 흘러나오는 와중 일리야가 산통을 깨버렸다.


“아..루딘입니다. 루딘 마이어스.”


“큼..네,,”


다시한번 근엄하게 자세를 잡고 일리야는 주문을 외웠다.


“나 세계수의 자손이자 푸른달 마을 수호자의 이름을 걸고 여기에 맹세합니다. 루딘 일리아스님과의 여기에서 나눈 말과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을 여기모인 이 외의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을 것을 세계수의 이름 앞에 다시한번 맹세 합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리야의 몸에서 은은하게 빛나던 광체가 터지듯 커졌다.


“앗. 눈뽕! 어..?”


“크억..?”


다행히 터진 광채는 눈에 데미지를 주지 않았다.


뻘줌함에 입을 다시며 옆에 당황해하는 호빗에게 눈치를 줬다.


“호빗님?”


“네. 루딘님... 잠시만..”


호빗은 허둥대며 매고 있던 가방을 열어 양피지 한 장과 만년필을 꺼내 탁자위에 올렸다. 잠시 무언가를 작성 하고 피를 내어 지장을 찍은 후 나에게 양피지를 밀어 넘겨주었다.


“마법계약서입니다. 상인의 필수품이지요.”


마법계약서에는 이렇게 기재되어 있었다.


⌜나 베르툴즈 언더힐은 루딘 일리아스님과의 여기에서 나눈 말과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들을 여기 모인 이외의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을 것을 이 계약서 앞에 맹세 합니다. 부득이 하게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시 그에 관한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재산모두를 루딘 일리야스님에게 양도할 것을 맹약으로 걸겠습니다.⌟


“찢으시지요.”


나는 계약서를 들어 양손에 힘을 주어 찢었다.


순간 찢어진 자리부터 불이 타들어가 재가 되어 허공으로 사라졌다.


‘오. 멋져.’


한동안 마법의 여운에 취해있는 날 두 사람이 깨웠다.


“루딘님?”


“루딘님?”


우리 세 사람의 얼굴이 점점 한곳으로 모이고 나는 입을 열었다.


“그 방법은...”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만사형통 하세요.

즐겨찾기와 좋아요는 글 쓰는데 힘을 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슬기로운 환생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스핀오프 작품에 대하여. 24.09.04 41 0 -
공지 회차 리뉴얼에 대하여. 24.08.29 18 0 -
공지 안녕하세요. 그란다크입니다. 24.08.05 84 0 -
45 죽일놈의 딜로이 NEW 5시간 전 12 0 12쪽
44 늑대왕 굼샬라의 붉은 왕관 24.09.17 26 0 13쪽
43 부단장의 부탁 24.09.16 25 0 13쪽
42 두 번째 토끼 굴 24.09.15 36 1 13쪽
41 언더시티 경비단 24.09.14 35 0 12쪽
40 뻐꾸기는 울었다. 24.09.13 37 1 15쪽
39 딜로이의 아인종 인력상점 24.09.12 44 1 12쪽
38 윌스톤 영지의 지하도시 24.09.11 46 1 12쪽
37 평행우주의 쓰댕보이 24.09.10 45 2 12쪽
36 향긋한 셀로브의 마비독 24.09.09 57 3 14쪽
35 발가락이 닮았소 24.09.08 72 2 14쪽
34 삐까츄 100만 볼트 24.09.07 80 4 14쪽
33 그 남자가 남겨둔 그것 24.09.06 74 3 16쪽
32 삐까츄는 못 참치 24.09.05 71 3 14쪽
31 탐식의 제니 24.09.04 88 2 14쪽
30 마법사의 스튜 홀릭 24.09.03 100 1 14쪽
29 이세계 먹방과 단식던전 24.09.02 84 2 13쪽
28 여왕벌과 꿀벌들 24.09.01 88 3 13쪽
27 만사형통 기억상실 +2 24.08.31 96 3 13쪽
26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죽을수도 있다. 24.08.30 102 1 14쪽
25 은혜로운 얼굴반쪽 고느님 24.08.29 98 1 13쪽
24 단백질, 아니 마석 쉐이크 24.08.28 97 2 12쪽
23 무말랭이 던전에 어서 오세요 24.08.27 100 2 14쪽
22 부포커의 마리아 24.08.26 101 2 14쪽
21 카페토의 정보 24.08.25 102 2 12쪽
20 납치 시도 24.08.24 109 2 12쪽
19 진 데일리 검술 24.08.23 111 2 17쪽
18 악마의 열매 24.08.22 112 2 15쪽
17 위기는 기회다 24.08.17 109 4 12쪽
» 블루문 사건 24.08.11 115 3 11쪽
15 하플링의 호의 24.08.09 118 3 12쪽
14 루빅스 큐브 24.08.07 131 4 16쪽
13 자유무역도시 벨룬디 24.08.06 138 4 13쪽
12 역습의 성자 루노 24.08.06 131 3 12쪽
11 돼지가 쟈말이라는 이름을 가짐 24.08.05 144 4 13쪽
10 검술입문 24.08.04 147 5 12쪽
9 정신과 시간의 방 24.08.03 159 7 16쪽
8 쟈란영지 +2 24.08.01 179 7 12쪽
7 크리오 너 자꾸~ 24.07.31 176 6 15쪽
6 뭐니뭐니 해도 도핑이 최고 24.07.31 203 8 16쪽
5 나만있어 이세계로 가는문 24.07.31 209 7 16쪽
4 받아 들인자 와 아닌 자 24.07.28 223 8 15쪽
3 신이 주신 일용할 양식의 추억 24.07.28 271 7 15쪽
2 루딘과 나 나와 루딘 24.07.28 407 8 16쪽
1 프롤로그 24.07.28 553 8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