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능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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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심베
작품등록일 :
2023.08.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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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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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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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5)

DUMMY

방벽 밖.


불안했다. 미칠 듯 불안했다.


다엘은 발을 쉼 없이 놀리며 자신이 달릴 수 있는 한계치 속도까지 끌어올렸다. 나뭇가지를 밟고 휙휙 나아가는 다엘의 속도를 숲에 지천으로 깔린 네뮬러스들은 반응할 수 없었다.


.

.

.


시원하게 쏘아지던 그의 신형이 돌연 우뚝 멈추어 섰다.


“응?!”


갑자기 쥐고 있던 돌에서 단단함이 느껴지지 않자, 황급히 제 손을 살폈다.


파사삭.


주먹을 펼쳐보니, 멀쩡했던 돌이 순식간에 바스러지며 허공에 흩날렸다. 이에 그의 심장이 털컥 내려앉았다.


‘이게 왜?!’


그가 쥐고 있던 건 ‘꾼석’. 일종의 추적 장치다. 2개가 1쌍인 돌인데 짝꿍 돌이 가까워질수록 진동이 커지는 물건이다.


지금껏 다엘은 돌의 진동을 느끼며 방향을 정해 나아가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돌을 부수지 않는 한 이 물건이 손상될 경우는 단 한 가지.


바로 짝꿍 돌의 파손.


‘스왈로 일병님께 문제가 생겼다.’


진동이 얼추 최대치에 도달했던 걸로 보아서 맞선임은 이 근방일 텐데, 돌이 파손된 시점부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질 못하겠다.


‘지금 상황에서 방법은 그것뿐이다.’


몸 안에 잠들어 있는 힘.


육체적 부름을 통해서 수인의 힘을 발휘하는 건 어느 정도 숙련됐지만, 예리한 감각을 일깨우는 단계는 아직 어려웠다. 하지만 어려워도 해야 했다. 위기에 빠진 분대원을 구하려면.


다엘이 커다란 나무 대에 한쪽 손바닥으로 기대어 몸을 지지하며,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눈을 감고 심호흡을 깊게 했다.


후우우우, 호오오오.


시야를 전부 차단하자, 무언가에 집중할 환경이 만들어졌고 호흡을 계속 조절했기에 긴급한 상황에 마구 뛰던 심장도 차분해졌다.


‘느껴져라. 느껴져라.’


그는 피부에 곤두서있는 솜털 하나하나에 최대한 집중하며, 무언가를 찾으려 부단히 애썼다.


찌그러진 미간은 펴질 줄 몰랐으며, 동시에 코로 호흡하는 공기의 양이 엄청나서 그의 콧구멍이 크게 확장됐다.


.

.

.


간질간질.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묘한 감각이 피부를 긁어댔다. 어디선가 거센 바람이 불어와 곤두선 털을 사뿐히 누르는 느낌이다. 그리고 거칠게 들이마시는 공기 속에서 비릿한 혈향도 맡아졌다.


“저긴가!?”


분대원의 위치를 예측한 다엘의 고개가 그 장소로 향했다. 어차피 모 아니면 도다. 지금 상황에선 분대원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기에, 감각으로라도 가야 했다.


피슝.


어느새 다엘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가 머물렀던 나뭇가지 위엔 군장만 덩그러니 놓였다.


* * *


숲과 유적지 사이.


다엘은 미친 듯이 달리느냐고 무심코 지나칠뻔했지만, 숲과 공터의 경계 부근에서 피 칠갑한 핏덩이 3구를 발견했다.


그들의 상태는 심각했는데, 무언가 두꺼운 물체에 머리를 제외한 온몸 여러 군데가 휑하니 뚫려있었다. 차분하게 가라앉혔던 심장이 그 처참한 몰골에 쿵쾅쿵쾅 뛰며,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설마, 아닐 거야. 설마···.”


그는 시신을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저들이 누군진 몰라도 모든 분대원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제발 꿈이라고 해줘!’


계속 부인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장소에 올 만한 사람은 임무를 받은 자신과 함께한 4분대뿐이 없다는 것을.


다엘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그들의 상대를 파악하려고 다가가려는 차.


콰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공터 방향에서 세찬 바람이 몰아쳤다.


‘아직, 누가 싸우고 있다!’


다엘은 핏덩이 신원을 확인하려던 걸 잊고 공터로 재빨리 나섰다. 그러곤 믿기 힘든 현실에 처절하게 절규했다.


“끄으아악!!!!”

‘전, 전부···.’


넓은 공터에는 3구의 핏덩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그가 도착한 순간 덩치 큰 익숙한 인형의 배가 뚫렸다. 부상자의 복부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뭐야 X발, 벌레가 더 있었네?”


막 로라에게 살수를 펼친 상대가 다엘을 발견했다. 그 말에 놈과 대치하던 디아크도 다엘을 발견하고 다급히 외쳤다.


“도망쳐라! 감당할 수 있는 적이 아니다!”


다가오는 다엘을 자신의 육중한 몸으로 놈의 시야에서 가리는 거인. 그의 상태도 처참한 건 매한가지다. 이미 팔 한 개는 어디로 갔는지 없었고 온몸은 피로 물들어 언제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


“전부 죽었어, 전부···.”


4분대는 다엘에게 있어서 가족이다.


자신을 알게 모르게 잘 챙겨준 엄마 같은 로라.

항상 후임을 갈구지만, 아무도 그 역할을 할 수 없기에 스스로 악마가 된 존.

말없이 친누나처럼 자신을 살뜰하게 챙겨준 줄리나.

짓궂은 장난을 자주 치는 재밌는 형 픽스.

항상 맛있는 걸 나누어 먹었던 친구 같았던 스왈로.

형형하며 재잘재잘 잘 따랐던 중이.


항상 도망만 치던 자신이 적에 맞서서 뭘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다엘은 이미 분노에 정신이 잠식당했다.


“뇌에 이상 있나 봐? 자꾸 주절거리네?”


상대는 다엘의 등장에도 한없이 여유 부렸다. 이에 디아크가 다가오는 다엘을 보지도 않고 다시 경고했다.


“오지 말라고! 쿨럭쿨럭.”


그의 접근을 저지하던 분대장이 유적지 바닥에 피를 한 사발 토했다.


“크크크, 이미 맛 갔는데?”


놈은 피부가 저릿할 정도로 쏘아지는 살기에, 보이지 않음에도 다가오는 존재를 느꼈다. 그가 디아크를 바라보며 의외라는 듯 표정을 살짝 찌푸렸다.


“너처럼 독을 품은 벌레가 또 있네?”


다엘은 디아크의 덩치 너머에 있는 상대에게 끝없는 증오를 품었다. 그간 강대한 적을 만나면 항상 느꼈던 두려움 따윈 분대원의 쓰러짐을 본 순간에 전부 증발했다.


‘죽인다. 죽인다.’


놈을 향해서 걸어가는 다엘의 시야는 피칠한 듯 모든 것이 붉었는데, 지금 그 속에서 선명한 물체가 떠올랐다.


바로 이 사달을 만든 장본인.


파바밧.


다엘은 분대장 옆에 서서 상대를 바라보자마자, 뇌리 한쪽이 뻥 뚫어짐을 느꼈다.


“으그그그.”


『호살각(號殺覺)』


어느덧 다엘에게 사람 같지 않은 손톱이 길게 자라났다. 그는 땅을 가볍게 박차며 사라지곤 어느 순간 놈 앞에 나타나 검은빛 손톱을 내리그었다.


“네놈이 어떻게?!”


놈이 뒤로 황급히 물러나며 팔을 안에서 밖으로 내쳤다. 그러자, 손바닥에서 줄지어 튀어나온 두꺼운 사슬이 손톱 측면을 맹렬하게 후렸다.


서걱.


놈의 대응은 다엘의 손톱에 닿는 즉시 무가 베이듯 맥없이 갈라졌다. 이에 굴하지 않고 반대 손으로 후속타를 준비해 다엘의 명치에 내질렀다.


촤라라랏.


정권 지르기 하듯 내질러진 놈의 손바닥에서 사슬이 무섭게 튀어나와 그대로 목표물을 꿰뚫을 것처럼 쏘아졌다.


“죽어라!”


다엘도 즉시 적의 후속타를 향해서 비어있는 손을 쳐올렸다.


쏴아악.


지근거리에서 일어난 접전이니만큼, 다엘의 손에서 방출된 검은색 빛무리는 엄청 빠르게 상대에게 접근했다. 놈이 사슬의 힘으로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쏘아진 검은색에 뭐가 닿든 사정없이 찢어발겨졌다.


촤아악.


툭.


“끄아아악!”


쏘아진 다엘의 검은 오러가 훑고 지나간 곳은 놈의 오른쪽 어깨. 덕분에 상대의 팔이 통째로 갈려서 지면에 추락했다.


스멀스멀.


바닥에 나뒹구는 팔과 놈의 휑한 어깨에서 검붉은 다발이 뿜어져 나와 서로 이어지려 했다. 상대를 지켜보던 디아크가 그 모습에 대경하며 돌진했다.


쿵. 쿵.


“지랄 마라! 어디서 개수작을!”


적의 회복에 경계하며 분대장이 거대한 발로 그 선을 밟으려는 순간.


팅. 팅. 티팅 팅팅팅.


다발을 삥 둘러서 무수한 동심원이 퍼졌다. 디아크는 밟으면 안 될 듯한 불안함에 뒤로 물러났다.


“왜? 그냥 밟아보지. 큰 벌레는 겁이 많네?”


안색이 파리하게 질린 놈이 잘린 어깨를 반대 손으로 받치며 비아냥거렸다. 놈이 분대장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순간 다엘은 신속하게 놈에게 달려들었다.


“으르르. 죽어라.”


지금 다엘은 분노에 잠식당했지만, 이성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기존 수인의 힘에 먹히던 때완 약간 달랐는데, 자신이 직접 살심을 불러내서 동화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상대의 반대 팔을 노리며 돌진하는데, 놈이 그런 다엘에게 손을 내밀곤 주먹을 우두둑 움켜쥐었다. 단지 허공을 쥔 것뿐인데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네놈이 어떻게 뮤랑 족 힘에 눈떴는지 모르겠지만.’

“이 자리에서 터져라!”


놈의 손짓에 사위에서 엄청난 압박이 생기더니, 다엘의 움직임이 그에 따라 서서히 멈췄다. 더욱이 검은 홀이 중구난방 열리며 각각의 홀에서 사슬이 튀어나와 그를 덮쳤다.


놈은 진심으로 상대하기로 마음먹었는지, 깔짝깔짝 한 개씩만 날리던 사슬과는 궤를 달리하는 공격을 퍼부었다.


“안돼!”

“안되긴 뭐가 안돼. 된다고.”


엄청난 양의 사슬이 소환되었던 공간엔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광경이 펼쳐졌다. 다엘은 모든 사위를 점하며 날아온 사슬을 작은 시차 사이로 피하며, 못 피하는 건 죄다 손으로 쳐냈다.


빈 곳을 가로질렀던 사슬이 지면에 요란하게 충돌했다.


콰과광.


“이제 보니까 다른 능력이 있구나?”


놈은 어느새 잘렸던 팔이 수복돼 원래 상태를 되찾았고 아직도 여유가 넘쳐났다.


“신마대전 이후로 봉인하기로 조약을 맺고는 이렇게 뒤통수를 쳐?”


놈이 누군가를 생각하며 이를 뿌드득 갈았다.


“헛소리하지 마라!”


그때 디아크가 놈의 배후를 노리며 달려와서 주먹을 휘둘렀지만, 상대의 사슬 폭격에 별다른 저항을 못 하곤 마냥 몸으로 막기만 해야 했다.


“약한 놈은 짜져있어.”

“으으윽.”


분대장은 몸의 면적이 너무 넓었던지라 놈과의 전투 상성이 좋지 못했다.


한바탕 디아크에게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던 적.


자신을 향해서 매섭게 접근하는 다엘을 노려보며 양팔을 수평으로 절도 있게 펼쳤다. 팔꿈치를 굽혀서 양 손바닥을 마주 보게 만들곤 그사이에 상대를 위치시켰다.


“어디, 이것도 막나 보자!”


이후 놈은 펼쳤던 손을 바르르 떨며 겁대가리 없는 수인 놈을 짜부시킬 기세로 양 손바닥 간격을 조금씩 좁혔다.


“크억!”


사위에서 몰아치는 압박으로 인해 다엘이 심각한 내상을 입고 피를 왈칵 쏟았다. 어느새 청금빛의 반투명한 거대한 사슬이 그의 사방을 점한 상태였다.


“크아아악!”


예지 고통이고 나발이고 바로 들이닥친 이 공격엔 대응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압박감은 계속해서 치솟았으며, 좀 있으면 그대로 압사당할 거 같다.


‘당장 탈출을.’


모든 수를 동원해보지만, 번번이 실패. 그러던 차 몸이 쪼그라드는 고통과 함께 묵직한 기운이 온몸에서 뭉글뭉글 샘솟았다.


‘이, 이건!’


뭔지 알겠다. 최근에 겪어봤던 힘이다. 다엘은 죽기 살기로 그 기운을 등 뒤로 내뿜었다.


“네깟놈이 그 힘을 어떻···.”


후방으로 방출된 칙칙한 뭔가에 닿자마자, 사슬이 산산조각이 나며 허공에 무수한 파편을 흩날렸다.


털썩.


다엘에게서 방출되었던 검은 빛무리가 허공에 흩어지려다가 놈에게 흡수되었고, 놈은 순식간에 실 끊어진 연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디아크가 당황하며 다엘에게 다가왔다.


“뭐야. X발.”


지이잉!


별안간 놈의 몸에서 순백의 빛줄기가 사방팔방 마구 뿜어져 나왔다. 폼이 꼭 과도한 에너지 주입으로 터지기 직전의 상태였달까?


번쩍!


중구난방 치솟던 빛이 곧 엄청난 섬광으로 치환됐다. 다엘은 그 눈부심에 순간 저도 모르게 두 눈을 감았다.


스르륵.


찰나의 시간이 흐르자, 밝은 섬광이 물러나며 눈꺼풀에 어두운 그늘이 비췄다.


“?!”


약간의 어둠에 눈을 다시 뜬 다엘. 눈앞엔 피 칠갑한 분대장이 있었고 사위는 순백의 공간이 펼쳐졌다.


『다음번엔 제대로 겨뤄보자.』


‘포스 – 전신 암석화.’


콰과과광!!!!!!!!!!!!!!!!!!!!!


분대장이 다엘을 감싸자마자, 지축을 뒤엎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작가의말

분대장이 전개를 위해서 피치 못해 죽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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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마계 통로(3) 23.12.01 241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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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검증(2) 23.11.20 307 10 12쪽
83 검증(1) 23.11.19 34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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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사냥개(3) 23.11.14 314 10 12쪽
79 사냥개(2) 23.11.12 299 10 13쪽
78 사냥개(1) 23.11.11 31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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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대 웨이브(4) 23.11.04 345 11 12쪽
72 대 웨이브(3) 23.11.03 361 10 13쪽
71 대 웨이브(2) 23.10.31 366 11 14쪽
70 대 웨이브(1) 23.10.30 369 11 11쪽
69 독립분대를 위해서(2) 23.10.26 379 12 11쪽
68 독립분대를 위해서(1) 23.10.25 379 11 13쪽
67 5개월 후. 23.10.24 398 11 11쪽
66 첫 휴가(4) 23.10.22 410 10 11쪽
65 첫 휴가(3) 23.10.21 393 10 14쪽
64 첫 휴가(2) 23.10.20 393 10 12쪽
63 첫 휴가(1) 23.10.18 417 10 12쪽
62 능력개화 23.10.17 432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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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내 부대는 어디(1) 23.09.05 631 15 10쪽
32 전투 후 +2 23.08.31 663 15 13쪽
31 첫 실전(2) +1 23.08.29 685 14 11쪽
30 첫 실전(1) +2 23.08.28 705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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