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능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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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심베
작품등록일 :
2023.08.01 16:31
최근연재일 :
2023.12.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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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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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9) - 1부 완결.

DUMMY

드넓은 평원에 이례적으로 우뚝 솟은 고지대. 그 언덕 위에서 킵튠이 지평선을 살피다가 괴물을 발견했다.


“놈이 왔군.”


몇몇 이가 스코프를 눈에 가져댔다. 그러자 시야 가득 괴물의 동체가 보였고 주위에 놈을 피해서 달아나는 유인조가 보였다.


“헉, 진짜 나타났다.”

“이 먼 거리가 보인다고?”

“멍청아 보이겠냐? 기운을 느낀 거겠지.”

“그게 더 어려워 보입니다만?”

“토 다냐? 뒤질래?”


그들의 소란을 뒤로하고 킵튠이 옆에 있는 슈타인을 바라봤다.


“누차 말했지만, 너희 역할은 유인까지다. 거치적거리게 싸움에 끼어들지 마라.”

“알았다.”


말 끝나기 무섭게 킵튠이 언덕에서 치고 나갔다. 빠르게 멀어지는 그를 4분대와 마족 무리가 뒤따랐다.


“““엇?”””


몇몇이 뒤쫓으려다 누군가의 개입으로 저지됐다.


“동작 그만. 방금 킵튠님이 하신 말 못 들었냐?”

“꼬마야 여긴 어떻게 왔니? 이게 아니지, 넌 누구냐!”


뜬금없이 새하얀 소복을 입은 어린 남아가 길을 막았다. 병사들은 처음에 당황했다가 거수자가 언급한 마족의 이름을 상기하곤 병장기를 꼬나쥐었다.


“내가 누군지 알 거 없고, 여기서 얌전히 기다려라.”

“우리가 왜 네놈의 말을 들어야 하지?”

“안 그러면 죽을 텐데?”


죽는다는 게 장난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는 듯, 상대에게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졌다. 잠자코 있던 슈타인이 나섰다.


“알았다. 무의미한 교전은 피하지.”


사실 사령관은 이번 일이 끝나면 마족이 떠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은 눈앞 괴물 처리가 먼저였기에 참고 인내했다.


“다들 병장기에서 손때라. 우린 여기서 대기한다.”

“““악.”””

“아주 멍청한 인간은 아니네?”

“...”


언덕 위에서 군과 묘천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될 무렵, 로셔를 향해 질주하던 킵튠은 평원 한복판에 멈춰서 일행을 기다렸다.


‘후, 마계까지 이제 한걸음 남았다.’


그가 일의 진척 상황을 상기하며 품에서 단검을 꺼냈다.


“오른쪽 뿔을 내 손으로 자르는 날이 올 줄이야.”


오른쪽은 왼쪽 달리 엄청난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었다. 병장기를 우수로 다루는 자가 많아서 잘리면 항상 왼쪽이 잘렸다. 매일매일 양쪽에 똑같은 에너지를 축적했기에 근 삼천 년간 모인 양이 엄청날 거다.


‘결전을 대비해서 모았건만, 이리 쓰이는군.’


과거 원천이 델타 차원에서 근신 명령을 내렸지만, 킵튠은 복수의 칼을 갈았다.


-개뿔! 뭔 도를 닦아! 통제가 안 되는데!


물론 초반엔 형님 말대로 마음을 단련하며 수양에 힘썼다. 한데, 시일이 흐를수록 다 부질없는 짓이다. 결국 다시 원천을 꺾으려고 힘을 모았고 그러던 차 차원 이동 불가 사건이 터졌다.


-이게 왜 작동을 안 해! 토오른! 토오른!

-부르셨습니까?

-워프 안 된다. 확인해봐.


아직 원천에 대항할 힘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음에도 더 이상 투쟁심을 감출 수 없었다.


-어라 이게 왜 이러지?

-빨리 좀 고쳐봐.

-저만 믿으십시오!


토오른의 호언장담과 달리 게이트는 작동할 생각을 안 했고 이게 킵튠의 소멸을 막았다.


-하, 하, 하, 아무리 손봐도 안 됩니다.

-뭐?!

-타 종족은 넘어가지는 걸로 보아 마족만 막는 거 같은데, 원천 님이 힘쓴 거 아닙니까?

-형님이? 뭔 수로 워프를 막아?

-저야 모르죠. 언젠간 풀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여유를 가지시지요.


이후 킵튠은 신족과 교전을 통해 게이트가 신ㆍ마족만 막는다는 걸 알게 됐고, 그 뒤로 자포자기로 언젠간 다가올 기회를 대비해 힘을 축적했다.


원래 마족이 힘을 뿔에 추적되는 건 말이 안 되지만, 킵튠의 포스는 ‘유지력’. 물에 포함된 불순물이 종유석 쌓듯, 어제 모았던 에너지 위에 새로운 힘을 조금씩 더했다.


“오늘이 적금 만기일이다.”

“적금? 그게 뭡니까?”


어느새 일행이 다가왔고 킬리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킵튠은 제 부하보단 후드를 뒤집어쓴 다엘을 먼저 바라봤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나와 로셔 놈 쓰러지면 내 시체에 바로 뛰어오는 거 알지?”

“그렇습니다.”


킵튠은 지시사항을 다엘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부하를 쭉 훑었다.


“너흰 무슨 일이 벌어져도 대기하고?”

“킵튠님, 정말 합공 안 해도 괜찮겠습니까?”

“응. 모든 것을 쏟을 거라니까 늬들이 옆에 있으면···.”

“크아앙!!!”


여지까지 인간의 공격엔 한마디도 않던 로셔.

킵튠의 존재감을 느끼자마자 엄청난 괴성을 지르며 이곳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했다. 놈 앞에서 도망치던 유인조는 진즉 화마에 집어삼켜졌다.


“새끼, 아주 지랄하네. 아무튼 내 지시 명심해. 나, 간다.”

“““마계에서 뵙겠습니다.”””

“오냐.”


킵튠은 부하들과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로셔를 향해 달려가며 제 관자놀이에 날을 바짝 붙여 단검을 휘둘렀다.


슈각.


뿔이 잘려서 지면에 추락하는 동안 킵튠은 엄청난 괴성을 내질렀다.


‘힘, 힘이.’

“끄아악!!!”

“크아앙!!!”


이에 화답하려는 듯, 로셔에게도 고함을 내질렀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둘은 순식간에 맞닥트렸다. 서로의 접근에 킵튠의 움직임이 99퍼센트를 차지했지만 말이다.


“?!”


코앞에서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자 로셔가 움찔하며 공격하려 했지만, 킵튠이 한 수 빨랐다.


‘한방.’


툭. 꿀렁.


킵튠은 순식간에 괴물의 명치부위를 가격하고 뒤로 튕겨 나갔다.


슈아앙 쾅!


그는 달려들던 속도보다 빠르게 뒤로 한없이 밀려나 인간군이 주둔 중인 언덕에 처박혔다.


“으헉!!!”

“미, 미친.”

“뭐야, X발”


병사들이 엄청나게 먼 거릴 날아와 처박힌 마족에 대해서 경악하고 있을 때, 킵튠이 악을 쓰며 흙먼지를 뚫고 로셔에게 쏘아졌다.


“끄아아악!”


괴물에게 접근하는 킵튠의 전신은 진작 피 칠갑한 상태다. 이미 첫 공격 때 튕기는 순간 그의 신체는 너덜너덜해져서 걸레짝이 됐다.


바로 로셔의 포스가 ‘정중동’이었기 때문인데. 놈은 상대의 힘을 받아서 그대로 되치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어떤 공격을 퍼부어도 ‘꿀렁’거리며 상대를 튕겨냈던 거고.


방금 튕겨 나간 킵튠의 경우엔 워낙 많은 에너지를 주먹에 실었던 터라, 한 번의 반동으로 제 신체 대부분이 파손됐다. 다른 마족이었다면 전투 불능이 될 상처였지만, 킵튠은 어찌 된 영문에선지 쓰러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포스로 놈에게 받은 반동을 그대로 ‘유지’하며 더욱 큰 힘을 위에 얹었다. 따라서 지금 로셔에게 접근하는 킵튠의 속도는 처음보다 배는 빨랐다.


코앞에 들이닥친 상대에게 로셔는 불을 내뿜으며 대응했지만, 쏘아진 불은 킵튠에게 닿기 전에 사라졌다. 킵튠은 이전 에너지를 유지하듯 유지력을 없애는 것도 가능했는데 불이 유지되는 상황을 없앤다면 말소되는 건 당연한 이치.


여러모로 로셔는 킵튠과 상성이 안 좋았다.


‘두 방.’


킵튠은 불길을 해치고 로셔의 품에 파고들어 또다시 괴물의 명치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꾸울러엉. 파바밧.


이번에도 여지없이 뒤로 튕기는 킵튠.

처음과 차이라면 이번엔 튕겨 나간 거리가 이전에 반도 못 미쳤다. 그리고 놀랍게도 킵튠의 상반신 전부가 증발했고 대신 *검은 빛무리가 허공에 자리했다.


“““킵튠님!”””


부하들이 힐끗 본 상관의 모습에 대경하지만.


뒤로 튕겨 나간 킵튠의 하반신이 로셔에게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그 속도가 두 번째 공격보다 더욱 빨랐다.


첫 공격의 반동을 그대로 유지하고.

추가로 두 번째 공격의 반동 또한 더한 채.

마지막 공격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


‘3 ㅂ...’


로셔 명치에 검은 빛무리 주먹이 맞닿는 순간 간신의 유지하던 킵튠의 의식이 증발했다.


펑!!!


마지막 일격을 허용한 로셔의 상체가 원래 비어있었다는 듯 뻥 뚫려서 새파란 하늘을 보였고, 동시에 괴물의 신형이 뭉글뭉글해지며 지상에 몸을 뉘었다.


사실상 킵튠도 완전체가 된 로셔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미 죽을 것을 각오했고, 뿔의 힘 개방, 로셔와의 상성,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닥뜨렸다.


“야! 빨리!”

“알, 알겠습니다.”


킬리파가 다엘의 손목을 잡아끌며 킵튠에게 달려갔다. 다엘이 격전지로 뛰어가는 도중에 보라색 빛무리가 그의 목걸이에 스며들었고 그가 킵튠의 하반신에 도착하자.


“으허헉!”


갑자기 양쪽 상완에 잠들어 있던 살덩이가 튀어나와 하난 킵튠 하난 로셔 시체를 나란히 덮쳤다.


꿀렁꿀렁.


두 시체를 감싼 덩어리는 심하게 요동을 쳤고 그 모습이 눈 뜨고 보기에 되게 기괴했다. 때맞춰 묘천도 이곳 당도했다.


“전투 준비!”

“응?”


갑자기 웬 전투? 다 끝났는데? 킬리파는 꿀렁거리는 시체에서 눈을 떼고 묘천을 바라보자마자 손가락을 마구 튕겼다.


틱. 틱. 틱. 틱.


“버러지 새끼들아, 뭐하냐?”


묘천의 소복은 군데군데 검게 그을렸고 그 뒤로 인간 군대가 킬리파가 펼쳐둔 투명한 막에 막혀서 진군을 멈췄다.


슈타인은 킵튠이 죽은 이 순간. 마족 놈을 영원히 몰아낼 기회로 여기고 목숨 걸었다.


“네 놈들을 죽여야겠다!”

“뭐? 너희가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다엘이 당장 전투가 벌어질 상황에 둘 사이에 나섰다.


“잠깐만요!”

「조금 아플 거다.」

‘응?!’

“크아아악!!!”


갑자기 들린 소리에 의아할 새도 없이 다엘은 이동 중에 가슴을 부여잡고 쓰려졌다.


“단장!!! 전군 공격!”

“이 새끼들이! 그리 소원이라면 죽여주마!”


다엘의 비명이 신호탄이 되어 마족과 인간군은 한바탕 붙었고 4분대는 고통스러워하는 그에게 다가와 엄호했다.


“야, 왜 그래?!”


로라가 바닥에 엎어져서 몸부림치는 다엘의 볼을 톡톡 치려 했지만.


휘리릭.


다엘의 몸에서 살덩이가 튀어나와 그녀의 손을 쳐냈다.


“뭐, 뭐야?”


생체 전갑이 모두의 접근을 차단했고, 전쟁 한복판이었기에 4분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다엘의 곁을 지켰다.


부아앙.


얼마 지나지 않아 다엘의 비명이 사라졌고 로셔와 킵튠을 감싼 살덩이가 그의 상완에 전부 회수됐다.


「생각보다 내부 구조가 쓰레기네.」

“누, 누구냐!?”

「내 목소리 잊었어? 이거 섭섭한데?」

“킵튠?”

「와, 이제 반말?」

“아, 아닙니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다엘을 4분대가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픽스가 제 머릴 검지로 빙빙 돌렸다.


“드디어 미친 건가?”

“개소리 좀 그만해라. 다들 넌 줄 아냐?”

“반사.”

“선임에게 반사?”

“응. 이제 선임 아님.”

“이 새끼가 쳐 돌았나?!”

“지금 저희끼리 다툴 때가 아닙니다.”


존이 픽스에게 달려들려는 걸 아이닥이 간신이 붙잡았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픽스가 존에게 기름을 부었으니.


“멍청한 새끼야 철 좀 들어. 군에서 나온 지 얼만데 아직도 선임 놀이야.”

“야!!!”


픽스는 이왕 마계로 가게 된 거 존에게 막 나갔다. 사실 이날을 위해서 마계에 간다고 한 것도 있다.


“왜!!!”

“이! 이! X발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응. 너만 죽어.”


둘이 투덕거릴 동안 다엘은 상의 앞섬을 들추며 통증이 일어났던 부위를 살폈다. 어느새 목걸이 줄은 사라지고 목걸이 몸통 부분이 명치에 박혀있었다.


“헉?!”

「뭐 그리 놀라?」

“이게 뭡니까! 이런 이야긴 없지 않았습니까!”

「나도 이리될 줄 몰랐는데? 참고로 이거 너에게 좋은 거라고.」


킵튠은 로셔와 자신의 시체를 흡수하고 넘쳐나는 에너지를 감당치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대로 버리긴 아까운데.


빨리 결단을 내려야 했다 지금도 시시각각 기운이 증발했다.


-에이씨, 일단 저지르고 보자.


자신이 받아들인 기운을 다엘에게 전달하려면 단순한 접촉 따위론 불가능했기에 킵튠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바로 목걸이 핵과 그의 융합.


“위해 안 끼친다면서요! 이거 계약 위반입니다!”

「뭔 계약 위반이야 목숨에 해 안 끼쳤잖아. 단지 조금 아프고 말았을 뿐이지.」

“전 죽을 만큼 아팠습니다만? 책임지십시오! 자꾸 이런 식이면 일주일에 1개 부탁, 저도 비협조적으로 나오겠습니다.”

「이놈이!」


다엘은 쉬이 넘어갈 일을 크게 만들었다. 이게 다 키르의 조언을 따른 밑밥 깔기다.


-각자 절대 명령권 2개씩. 이럴 땐 상대보다 무조건 1개가 많아야 놈이 널 함부로 못 대한다.


다엘이 계속 지랄하자 킵튠은 두손 두발 들었다.


「좋다. 뭘 원하냐?」

“절대명령 1개 줄여주십시오.”

「뭐? X발 내가 너 좋게 하자고 이 짓 한 건데 절대 명령권을 줄이라고?」

“...”


사실 다엘도 제 몸속에 흐르는 막대한 기운을 진즉 느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아픈 건 아픈 거다.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어차피 이리된 거. 나 죽고 너 죽고 자폭해?」

“그럼 1개의 1/2.”


상대의 강경한 태도에 다엘이 살짝 꼬랑지 말았다.


「절대 명령권 부탁은 들어줄 생각 없다.」

“그럼 1/3.”

「...」

“아 알겠습니다. 1/5로 합의하죠?”

「응. 꺼져.」


전쟁 한복판에서 둘의 실랑이가 한동안 이어졌다.


* * *


오전에 발발한 전투는 다엘의 중재로 빠르게 종결되었으며, 다엘과 키르, 4분대, 묘천은 전에 왔던 유적지에 다시 방문했다.


“재수 없게 또 왜 여기야!”


픽스의 투덜거림을 뒤로하고 로라가 다엘을 꾹 끌어안았다.


“진짜 왕녀님 안 뵙고 떠날 거야?

”지금 그분을 뵈면 떠나지 못할 거 같습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돌아온다니 뭔 소리냐?」

“마계에서 일 끝나면 전 자유 아닙니까?”

「그, 그렇긴 한데. 네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돌아올 수만 있다면 언제까지고 상관없습니다.”

「평생···. 아, 아니다.」


초장에 초치기 뭐해서 킵튠은 뒷말을 말을 삼갔다.


묘천이 게이트를 작동시킬 동안 4분대는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간 미운 정이라도 들었는지 존과 픽스가 꽉 끌어안았다.


“죽지 말고 살아서 생환해라 새끼야.”

“저로 인해서 세상에 평화가 찾아왔는데, 가정 꾸리고 잘 사십시오.”

“너로 인해서?”

“제가 마계에 감으로써 인류를 구하지 않았습니까.”

“크크크 미친놈, 할 말이 없다.”


그들이 인사할 동안 다엘은 아이닥과 작별 인사를 마치고 줄리나와 마주 섰다. 다엘의 마지막을 두 눈에 담고 싶었는지 그녀는 평상시완 다르게 개안했다.


“건강히 지내십시오. 일병님.”

“가서 무탈하길 바랄게.”

“넵.”


레드존 첫날 의식을 잃으면서 들었던 목소리가 환청이 아니었다는 듯.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마지막을 배웅했다.


묘천이 울먹이는 4분대를 훑더니 서두를 것을 지시했다.


“곧 가동된다. 시간 없다!”


다엘은 주위를 훑으며 맞선임을 찾았다.


“나 찾냐?”


기다렸다는 듯 바로 등치에서 들리는 목소리. 상대가 다엘에게 포댓자루를 내밀었다.


“가서 먹어. 네가 궁금하던 내 ‘요리’다.”

“일병님!”


다엘이 스왈로를 와락 끌어안고 울먹였다.


“먹으면서 내 생각 많이 해라.”

“감사히 먹겠습니다.”


“집합!”


떠날 다엘, 키르, 픽스, 중이, 묘천은 이색적인 풍경이 비추는 웜홀 앞에 섰고 그 뒤를 남은 4분대가 배웅했다. 킵튠의 마족 부하들은 이미 죽어(?)서 영혼이 다엘 생체전갑 안에 잠들었다.


남은 이들이 떠날 이들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무사히 생환하길···.”

“건강해라!”

“자, 닫히기 전에 출발하자!”


묘천의 지시에 떠날 이들이 각자의 옆 사람 손을 꽉 붙잡고 동그란 웜홀로 몸을 던졌다.


* * *


원기둥 내부에 들어온 양 자신들은 그 중심에 떠 있었고 저 멀리 이색적인 풍경이 일렁였다.


“으악, 개 무섭네!!”

“대박, 나도 이거 만들 수 있나?!”

“통로 밖으로 튕기면 소멸인가?”

“인간들아! 손 꽉 붙잡아!”


각자 소리 지르지만, 옆 사람에겐 뭉개져서 들렸다. 아니, 입에서 나온 소리는 일행의 이동 속도를 못 따라오고 뒤로 한없이 멀어졌다.


모두가 들떠서 떠들 동안 다엘은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다.


「으아아아!」

“뭐, 뭐야? 왜 그래?!”

「X발!!!」


킵튠의 비명에 맞춰 뒤에서 자신을 끌어당겼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힘에 동료들에게 피해 끼칠 수 없었고,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미, 미친. 이대로 가다간 모두 위험해.’


가장 외곽에서 손을 붙잡고 있던 다엘. 그가 꽉 쥐고 있던 손 아귀힘을 풀었다.


“형?!”


갑작스럽게 손이 가벼워지자 중이가 옆자리의 다엘을 쳐다봤다. 그는 다엘의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맞선임의 손을 놓쳤다.


“형!!!”

“미안하다. 함께하지 못해서.”


멀어지는 다엘의 입 모양을 바라보며 중이는 순식간에 게이트 내부를 통과했다.


작가의말

킵튠은 로셔와의 전투에서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포스를 자신에게 사용했다. 그래서 마지막 공격엔 상반신이 전부 사라졌어도 공격을 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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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침공(5) 23.12.13 20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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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마계 통로(3) 23.12.01 241 9 13쪽
90 마계 통로(2) 23.11.29 261 9 13쪽
89 마계 통로(1) 23.11.28 278 10 12쪽
88 전갑(3) 23.11.26 279 9 12쪽
87 전갑(2) 23.11.24 279 7 12쪽
86 전갑(1) 23.11.23 292 9 11쪽
85 검증(3) 23.11.21 299 9 11쪽
84 검증(2) 23.11.20 307 10 12쪽
83 검증(1) 23.11.19 344 8 12쪽
82 사냥개(5) 23.11.16 355 10 12쪽
81 사냥개(4) 23.11.15 312 10 15쪽
80 사냥개(3) 23.11.14 314 10 12쪽
79 사냥개(2) 23.11.12 299 10 13쪽
78 사냥개(1) 23.11.11 315 11 12쪽
77 대 웨이브(8) 23.11.10 321 9 12쪽
76 대 웨이브(7) 23.11.08 327 10 11쪽
75 대 웨이브(6) 23.11.07 339 10 11쪽
74 대 웨이브(5) 23.11.05 341 11 14쪽
73 대 웨이브(4) 23.11.04 346 11 12쪽
72 대 웨이브(3) 23.11.03 361 10 13쪽
71 대 웨이브(2) 23.10.31 367 11 14쪽
70 대 웨이브(1) 23.10.30 370 11 11쪽
69 독립분대를 위해서(2) 23.10.26 379 12 11쪽
68 독립분대를 위해서(1) 23.10.25 381 11 13쪽
67 5개월 후. 23.10.24 398 11 11쪽
66 첫 휴가(4) 23.10.22 410 10 11쪽
65 첫 휴가(3) 23.10.21 393 10 14쪽
64 첫 휴가(2) 23.10.20 394 10 12쪽
63 첫 휴가(1) 23.10.18 417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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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부대원을 구해라(6) 23.10.14 407 11 11쪽
59 부대원을 구해라(5) 23.10.13 407 12 12쪽
58 부대원을 구해라(4) 23.10.12 424 11 14쪽
57 부대원을 구해라(3) 23.10.11 448 10 12쪽
56 부대원을 구해라(2) 23.10.10 459 11 14쪽
55 부대원을 구해라(1) +2 23.10.08 490 12 13쪽
54 마법 수련(2) 23.10.07 472 12 14쪽
53 마법 수련(1) +2 23.10.06 468 14 12쪽
52 포인트 세탁 +1 23.10.05 460 14 13쪽
51 복귀 +2 23.10.04 442 14 13쪽
50 red zone(5) 23.09.27 499 15 12쪽
49 red zone(4) 23.09.26 454 13 12쪽
48 red zone(3) +1 23.09.25 462 12 12쪽
47 red zone(2) 23.09.24 462 13 11쪽
46 red zone(1) 23.09.23 486 13 13쪽
45 첫 일과(3) +1 23.09.18 495 12 13쪽
44 첫 일과(2) 23.09.17 504 13 12쪽
43 첫 일과(1) 23.09.15 529 14 14쪽
42 첫 임무(2) +1 23.09.14 517 15 14쪽
41 첫 임무(1) 23.09.13 539 13 12쪽
40 다짐 +3 23.09.12 547 12 12쪽
39 폐급 3인방(3) 23.09.11 538 15 12쪽
38 폐급 3인방(2) 23.09.10 562 15 13쪽
37 폐급 3인방(1) +1 23.09.09 556 13 13쪽
36 특수작전부대 +1 23.09.08 580 14 12쪽
35 내 부대는 어디(3) +3 23.09.07 605 14 12쪽
34 내 부대는 어디(2) +2 23.09.07 622 16 12쪽
33 내 부대는 어디(1) 23.09.05 633 15 10쪽
32 전투 후 +2 23.08.31 664 15 13쪽
31 첫 실전(2) +1 23.08.29 686 14 11쪽
30 첫 실전(1) +2 23.08.28 705 13 13쪽
29 4주차 병기 숙달(6) +1 23.08.27 687 14 12쪽
28 4주차 병기 숙달(5) +2 23.08.26 664 12 9쪽
27 4주차 병기 숙달(4) 23.08.26 667 14 12쪽
26 4주차 병기 숙달(3) +3 23.08.25 704 12 12쪽
25 4주차 병기 숙달(2) +2 23.08.24 746 12 12쪽
24 4주차 병기 숙달(1) +1 23.08.23 772 12 13쪽
23 대항전 후, 강연 +2 23.08.22 767 13 12쪽
22 3주차 대항전(8) +1 23.08.21 776 15 12쪽
21 3주차 대항전(7) +2 23.08.20 759 12 11쪽
20 3주차 대항전(6) +1 23.08.20 777 17 11쪽
19 3주차 대항전(5) 23.08.19 770 15 11쪽
18 3주차 대항전(4) +2 23.08.18 818 14 12쪽
17 3주차 대항전(3) +1 23.08.16 865 14 13쪽
16 3주차 대항전(2) +2 23.08.15 888 16 12쪽
15 3주차 대항전(1) +1 23.08.14 955 14 14쪽
14 2주차 코어 열기(4) +2 23.08.13 967 14 12쪽
13 2주차 코어 열기(3) +3 23.08.12 962 14 11쪽
12 2주차 코어 열기(2) +1 23.08.11 1,025 15 11쪽
11 2주차 코어 열기(1) 23.08.09 1,013 18 11쪽
10 1주차 체력 훈련(3) +1 23.08.09 1,013 15 7쪽
9 1주차 체력 훈련(2) 23.08.08 1,069 18 14쪽
8 1주차 체력 훈련(1) +1 23.08.07 1,172 19 13쪽
7 시작 23.08.06 1,192 21 12쪽
6 신체검사 +2 23.08.05 1,240 22 13쪽
5 입소 +2 23.08.04 1,319 18 15쪽
4 신병교육소로 +1 23.08.03 1,581 20 14쪽
3 인연 23.08.02 1,994 21 14쪽
2 버려진 아이 +5 23.08.02 3,306 26 15쪽
1 프롤로그 +5 23.08.01 4,430 2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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