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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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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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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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싸움 붙이기

DUMMY

테츠가 향한 곳은 바로 시몰레이크 후작의 성이었다. 사기 냄새를 그대로 뿌리며 숨어든 곳은 시몰레이크의 성.


테츠는 이미 제이미와 방문해 본 적이 있고 수시로 드나들었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할지 잘 알고 있다.


그전에 묵었던 방도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넌 잠시 이곳에 있어. 놈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알겠어요. 저쪽 마녀가 퍼밀리어를 보내올지 모르니 준비 해야겠어요."


레베카가 몸을 흔들자 치마 밑으로 수많은 쥐 떼가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생쥐들은 제각기 구멍을 찾아 흩어졌다.


"난 잠시 나가 분위기 보고 올 테니 여기서 쉬고 있어."


테츠는 밖으로 나가 곧장 제이미의 저택으로 날아갔다. 제이미의 방으로 날아든 테츠는 옷장에서 제이미의 옷을 꺼내 들었다. 천호신수의 역용으로 제이미의 얼굴로 바꾼 테츠는 데오뜨랑을 비단에 말아 등에 메고 백골을 묻기 전에 다시 찾은 콜라다를 허리에 찼다.


"어, 제이미 백작님. 이 야밤에 무슨 일입니까?"

"아 잠시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 시몰레이크 후작님에게 급한 볼일이 있는 건 아니고 내일 아침에 문안이나 여쭙고 가려고 그래. 내가 늘 묵던 방에 가서 쉴 테니까."

"아, 그러십니까? 그럼 편히 쉬십시오."


제이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성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삐이꺽


방문을 열고 안으로 고개를 내밀자 레베카는 침대 위에 앉아 두 눈을 감고 있다가 뜨며 들어오는 제이미를 바라봤다.


"놀라지 않네?"

"하, 얼굴과 덩치를 바꾸었으면 사기 냄새를 지우셔야죠.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데 못 알아볼까 봐서요?"

"사기 이거 어떻게 안 될까?"

"라마단이 있잖아요. 사기를 몸 밖으로 밀어내면 되죠. 간단한 이치를···."

"그래? 몸 밖으로 밀어낸 사기는 어떻게 되지?"

"공중을 떠돌다가 끌리는 곳으로 가요. 사람의 영혼을 찾아다니겠죠. 사악한 영혼에 이끌리게 돼요."

"그럼 좋지 않네. 사기 덕분에 더욱 사악한 인간이 탄생한다는 결론이잖아."

"그걸 몸 안에 계속 가지고 있으면 해로워요."

"할 수 없군, 그런데 사기를 잡아 놓을 수는 없어?"


레베카는 고개를 흔들더니 품 안에서 작은 구슬 하나를 꺼냈다.


"이걸 사용하세요. 손바닥에 올려놓고 라마단의 정수로 밀어낸 사기를 손바닥 쪽으로 유도하세요. 그럼 이 구슬이 알아서 사기를 뽑아낼 거예요."

"오, 괜찮은 방법이 있었네. 그 구술은 뭐지?"

"인간의 영혼을 담는 영혼주예요."

"좋지 못한 용도잖아. 멀쩡한 인간의 영혼은 왜 담아? 너도 흑마술 할 줄 알아?"

"순혈 마녀 무시하지 마세요. 마녀의 모든 기술이 핏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요. 성황께서 어릴 때부터 제 인성을 올바르게 이끌어 가신 이유도 제 능력 때문이죠. 만약 제 인성이 개차반이였다면 성황께서 진즉에 저를 죽였을 겁니다."

"그럼 안 되지. 순혈 마녀의 대가 끊어지잖아."

"후후, 잘린 목에서 쏟아져 나오는 피를 받아 놓으면 되죠. 그 피를 통해 다시 순혈 마녀가 태어날 테니. 저번에 이야기했죠? 피의 승계는 먼젓번 마녀가 죽어야 그 영혼이 피와 만나 부활한다는···."

"아, 그랬군."

"자, 이제 잔말하지 말고 사기나 몰아내요."

"알았어. 어휴, 난 무서운 마누라를 얻었구먼,"


테츠는 조용히 앉아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흡성대법으로 인해 빨려 들어온 사기는 라마단의 정수 때문에 가슴 언저리에 뭉쳐 있었다. 그걸 손바닥으로 유도했다.


내공을 돌릴 수 있는 테츠이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공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 사기에 걸렸다면 아마 미쳐버렸거나 살기에 지배당해 작은 악마가 되었을 것이다.


영혼주가 탁하게 변하며 테츠의 몸 밖으로 밀려 나오는 사기를 흡수했다.

테츠는 잠깐 사이에 간단히 사기를 밀어냈다.


손바닥에 올려진 구슬을 보니 은색이었던 것이 탁한 먹색으로 변해 있었다.


"와, 데오뜨랑을 만든 장인은 어떻게 사기를 견디며 검을 만든 거지?"

"멍청이. 생각하는 건 하곤. 간단한 이치죠. 검은 그냥 마룡의 뼈와 가죽뿐이었어요. 검이 완성되고 난 다음 저주를 걸어 데오랑트의 사기를 넣은 것은 마녀니까요."

"아하. 이제 이해가 간다."

"아마도 네크로맨서는 물론 마녀에게도 가장 상극인 검일 거예요."

"그래 맞아 검도 안 들어간다는 데스나이트를 무 베듯 베어 버렸으니까."

"데오뜨랑은 마룡 데오랑트의 원한이 스민 저주스러운 검이죠. 그 검을 사용하는 자는 조금씩 마룡의 사기에 침습 당해 미치게 되죠. 그 검을 최초로 사용했던 용기사도 결국에 미쳐버렸으니. 단 당신은 라마단의 정수가 사기를 막아 주니 정말 그 검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팔성 내공을 검에 주입해도 검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거대한 마룡의 신체를 재료로 만든 검이어서 그렇군. 오히려 좋아서 팔딱팔딱 뛰는 것처럼 느껴지거든. 검신의 폭이 좁아서 무공을 펼치기에도 이상적이고."

"당신 몸에서 사기가 완전히 사라졌으니 이제 마음 놓고 움직여도 될 거예요. 영혼주를 주세요."


테츠가 영혼주를 건네자 레베카는 잠시 그것을 살펴봤다.


"이상한 술법을 쓰시는군요. 그곳에 있었던 마녀의 주술은 최상급이었는데 성력도 사용하지 않고 그걸 막아 내다니? 제가 경고하려고 까마귀를 보냈지만 나는 새보다 더 빨리 달리는 사람이니. 원."

"흡성대법이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지. 그래도 성력을 사용하려던 순간에 네가 나타나 다행이었어."

"후, 성력은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만약 그곳에서 성력을 사용했다면 흑마녀에게 덜미를 잡혔을 거예요. 당신 신분이 탄로 날 뻔했다고요."


레베카는 그렇게 말하며 사기가 가득한 구슬을 입안에 틀어넣고 꿀떡 삼켰다.


"엇, 지금 뭐 하는 거야?"

"괜찮아요. 사기를 완전히 감추려면 이 방법뿐이에요. 대기 중에 흩어진 사기들은 빠르게 움직이죠. 내일이면 다 흩어져 흔적이 완전히 지워 질 거예요."

"데오뜨랑에서는 사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지?"

"그걸 만든 마녀의 능력이 대단한 거죠. 제가 추측하기로는 제 어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할머니 대에서 만들었어요. 순혈 마녀의 기록에서 본 기억이 나요. 어떤 술법이 사용되었는지 나중에 자세히 알아볼게요. 무엇 때문에 데오뜨랑을 만들었는지 조사해 볼 가치가 있겠어요."

"이거 내가 계속 사용해도 되는 거지?"

"그럼요. 세상에서 아무 탈 없이 데오뜨랑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이에요. 그건 그렇고 그 얼굴 참 역겹네요. 누굴 흉내 낸 거예요?"

"전에 내가 말했잖아. 제이미라고 오렌시아와 함께 나를 구한 녀석."

"지금 5군단장이라고 하는 제이미 백작요?"

"응, 그래. 하하."


그때 레베카가 움찔했다.


"옷, 역시 호호. 걸렸네요. 저쪽 퍼밀리어를 찾았어요."


테츠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그래? 어디지? 메흘린이 절대, 절대 나서지 말라고 했는데 뭐 마녀 한 명 정도 멱따는 것은 쉬운 일이지."

"흥, 마녀 멱따는 소리는 내 앞에서 하지 마세요. 은근 기분이 나쁘거든요."

"알겠어. 하하. 나는 나쁜 마녀를 이야기하는 거지."

"알지만 마녀의 목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가 일어날 지경이에요."

"그건 왜?"

"성황님께서 입에 달고 사셨거든요. 조금만 잘못해도 당장 목을 베 버리겠다고 그러셔서···."

"하, 그 영감은 만나는 사람마다 다 그러네! 맨날 메흘린과 마테니의 목을 벤다고 그러는데 그거 다시는 못 하게 조처하든지 해야지 원. 뭔 황제가 도살자도 아니고."

"쉿 지금부터 집중해서 감시해야겠어요."

"호, 마녀 대 마녀의 싸움이구먼."

"지겨운 대결이 될 테니 잠시 잠이라도 청해요."

"저쪽 퍼밀리어는 뭐야?"

"족제비요."

"엑, 그럼 쥐새끼가 완전히 발리잖아! 너도 더 강력한 거로 바꿔."

"시끄러워요. 좀. 까마귀 수백 마리도 풀었어요. 제가 한 수 위라는 걸 자꾸 까먹으실까? 세상에 순혈 마녀는 저뿐이고 순혈 마녀를 이길 수 있는 마녀는 없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시나요?"

"보통 그런 자손감 속에 살아가는 녀석들이 뒤통수 맞을 때 겁나 세게 맞더라고. 인생 경험에서 오는 것이니 새겨들어."

"인생 경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제가 두 살 많거든요. 잠이나 자요. 방해하지 말고."


***


"행적이 이상합니다. 한 놈 같은데 동시에 다른 길로 갈라져 나갔습니다. 마치 분신을 한 것처럼."


조용한 방, 주변에 가구도 거의 없다. 수천 년 수령의 원목 그대로를 잘라 삼 년 동안 물에 담갔다가 다시 삼 년을 응달에서 말리고 동백나무 기름을 듬뿍 먹인 탁자와 역시 같은 재질의 나무로 만든 의자 위에 앉은 노인은 미간에 깊은 주름이 팬 상태였다.


왼손으로 이마를 짚고 두 눈을 감은 채 조금의 움직임도 없었다. 나이에 비해 매우 건장한 신체를 가졌고 하얀 백발이 허리까지 내려왔는데 검은색 비단으로 보기 좋게 묶어 놓았다.


화려한 귀족의 복장이 아닌 수수하며 깔끔한 복식을 하였다. 눈썹이 짙고 위로 살짝 치켜 올라간 것이 그의 성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했다.


그 방의 한쪽 모서리 촛불의 빛이 하필 그곳에만 어둠의 그림자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아마도 촛불의 위치를 의도적으로 배치한 듯 보였다.


그 어둠 속에 누군가 웅크리고 있었다. 방금 한 말도 그 인물이 내지른 것이다. 감정이 전혀 섞이지 않는 무미건조한 음성.


"난, 이상한 이야기 듣고 싶지는 않아. 단지 누가 무엇 때문에 그 짓을 한 것인지 그것을 알고 싶을 뿐이야."


처음으로 남자가 다리를 꼬며 자세를 바꾸자 허리에 찬 검이 철커덩 소리를 내질렀다.


"서쪽으로 간 흔적은 지워졌습니다. 남쪽으로 가는 길로 가 보겠습니다."

"지워 졌다고? 데오뜨랑의 흔적이 지워 졌다는 것이냐?"

"남자이고 젊습니다. 암살자의 움직임은 아닙니다. 인커전도 아닙니다. 마법사도 아닙니다. 더 무서운 자입니다. 저도 이렇게 움직임이 괴이한 자는 처음입니다."

"제단을 불태운 마법은 무려 8서클의 마법사가 일으킨 파이어 플레임 보다 강력한 거라고 들었다. 도대체 무엇이 날아든 거냐? 이 정도 힘을 보이는 자는 단연코 그들이라고밖에 볼 수 없겠지?"

"칠무신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렇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칠무신은 절대 아닙니다. 그들의 영혼에는 성력의 기운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이었다면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성력의 냄새가 났을 것입니다. 윌리엄 대공의 초청으로 내성했던 태성왕의 냄새는 아직도 잊지 못할 충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숨어든 자는 절대 칠무신이 아닙니다."

"그럼 누구란 말이냐? 이런 괴이한 일을 벌이는 자가."

"조금만 기다려 보십시오. 아마 북쪽으로 유인하려고 이상한 술법을 쓴 것 같지만 정작 자신이 도주한 남쪽의 냄새는 지우지 못했나 봅니다."

"8서클 이상의 마법에 이번엔 마녀의 술법까지? 도대체 어떤 녀석이지?"


사내는 허탈한 표정으로 천정을 올려다봤다. 그의 눈빛에서는 염제의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기나긴 시간이 지날 동안 방 모서리에 꼼짝하고 있던 마치 그림자와 같은 그 형체가 다시 말을 꺼내 왔다.


"여관에 들렀습니다. 아마도 짐을 챙겨 나온 듯합니다. 그리고 성에 들렀다가 다시 나와 저택 한곳을 들렀습니다. 자신의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성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자질구레한 설명은 집어치우고 그가 누군지나 말해봐. 성이란 누구의 성을 말하는 거지?"

"제이미 백작입니다."

"제이미 백작? 그놈은 전에 네가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하지 않았더냐? 이게 모두 제이미 백작이 저지른 짓이라고? 그럼 설마 그 성이란 것이!"

"시몰레이크 후작의 성입니다."


사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놈들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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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마녀 VS 마녀(1) +5 20.05.27 1,587 36 13쪽
» 닭싸움 붙이기 +7 20.05.26 1,503 30 12쪽
368 데오뜨랑(4) +9 20.05.25 1,457 27 13쪽
367 데오뜨랑(3) +5 20.05.23 1,446 30 14쪽
366 데오뜨랑(2) +9 20.05.22 1,418 29 13쪽
365 데오뜨랑(1) +5 20.05.21 1,432 28 13쪽
364 나들이 +7 20.05.20 1,446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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