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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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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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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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녀 vs 마녀(24)

DUMMY

마족도 감히 대적할 수 없는 힘을 가진 테츠는 이미 반신의 경지에 올라 있다. 천살성의 세렌도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테츠가 휘두르는 힘은 인간의 힘이 아닌 신의 힘이다.


마족이 누구든가 실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 중에 마족 하면 의구심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 것이다. 그게 뭐냐고?


그만큼 사람들 사이에서는 잊힌 존재가 되어 있다. 분명한 것은 고서의 기록으로 인간보다 먼저 이 땅을 활보하던 존재였다는 것. 그리고 인간에 의해 퇴출당하였다는 것. 그 역사는 인류 이전의 기록이었다는 것 정도다.


그런 마족이 다시 이 세계에 나타난 것은 일만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테츠는 세렌을 보고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마족은 인간을 훨씬 웃돌긴 하지만 그들이 별 볼 일이 없는 마물이라는건 변함이 없다."


감히 누가 마족을 앞에 두고 이런 소리를 할까. 아마도 지금 세상에서는 성황과 칠무신 그리고 테츠뿐이리라.


"가만 보자 우리가 몇 마리 정도 잡았나? 스무 마리 정도 되나."

"그 정도 됩니다."

"숲 가장자리가 가까운 모양이다. 소리가 지나치게 많이 나는 것을 보니. 대충 못 잡아도 서른 마리 정도는 되는 것 같구나."


싸움 소리를 듣고 몰려드는 마족이다. 이들은 지금 자신의 동료가 죽어 나갔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냄새를 잘 맡는 놈. 잘 듣는 놈은 분명 죽음의 냄새와 죽음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싸우다가 뱀으로 된 하체를 가진 놈을 조심해라. 놈은 마법을 쓴다. 눈에 띄면 가장 먼저 죽여야 할 거다."

"알겠습니다."


테츠는 품 안에서 포션 한 병을 꺼냈다.

중지 정도 길이의 매우 작은 포션이었다.


"레베카는 어릴 때부터 칠무신과 함께 자랐지. 성황이 어떻게 칠무신을 수련했는지 직접 지켜본 증인이기도 해. 그 포션을 마셔라. 싸우는 데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포션을 받아든 세렌은 단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그 자리에서 포션을 들이켰다. 한 모금도 안 되는 조그만 양의 액체. 액체는 우유와 같이 하얀색이었다.


약간 비릿하고 진득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못 마실 정도는 아니었다.


"준비해라. 놈들이 몰려온다. 신나게 싸워라. 이것은 명령이다."

"알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세렌의 능력으로는 두 마리 이상 붙으면 감당이 안 된다. 특히 스피드가 강한 놈이 붙으면 제대로 무공을 운용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어디서 이런 자부심이 올라오는지 몰랐다. 테츠의 저 여유를 보면 저절로 안심되었다. 그는 보란 듯이 천마수라검 일 검으로 여덟 마리의 마족을 도륙 냈다.


세렌 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순전히 천마수라검만으로 마족을 회 쳤다.

세렌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걸렸다. 그녀의 감지망 속으로도 이곳을 향해 몰려드는 마족의 무리가 잡혔다.


바이올렛에 내공을 끌어 올렸다.


'응?'


무언가 배꼽 아래 단전에서 울컥하는 기운이 느껴졌다.


'뭐지?'


내공을 끌어 올리자마자 잔잔한 수면이 조금씩 일렁이더니 갑자기 폭풍우 몰아치듯 거세게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바이올렛을 잡은 팔이 푸들푸들 떨릴 정도였다.


"기를 생각하고 가다듬어라. 너는 충분히 해낼 것이다. 내가 너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다. 너 자신을 뛰어넘어라. 마족 따위에 가로막힐 네가 아니지 않으냐? 보여라. 네 진정한 힘을. 천살성의 힘을 내게 보여라. 나가라! 가서 싸워라. 원 없이 싸워라. 전장이 네 삶이고 네 삶이 곧 전장이 아니더냐?"

"우욱!"


테츠의 그 말이 자극제가 되었다. 몸 안에서 거세게 휘몰아치는 힘의 정체를 생각할 겨들도 없었다. 눈앞에서 벌써 마족이 모습을 보였다.


속도에 특화된 놈 가장 껄끄럽고 성가신 놈이다. 속도에 특화되었으니 당연히 놈이 가장 먼저 도착 했겠지. 그리고 이놈은 인간의 가죽을 쓰지 않는 순수한 마족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머리에 산양처럼 뿔이 감겨 있고 염소 눈동자에 송곳니가 튀어나온 개의 주둥이 상체는 인간과 흡사한 상체지만 하체는 발굽이 있는 염소의 다리다.


-쉭


움직임이 기가 막힌다. 살짝 눈동자가 굴러가는 그 타이밍에 정면에서 오던 놈이 언제 왼편으로 옮겨 갔는지 모를 정도의 움직임이다.


놈은 세렌의 눈동자가 굴러가는 속도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놈의 공격 방식은 하나같이 같다. 그것은 마족이 신체적 특징을 이용하기만 했지 무공이나 격투술처럼 다양한 공격 방안은 없다는 소리다.


오직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공격이 주가 되었다. 놈은 땅을 차고 튀어 나가는 속도에 발차기를 실어 공격한다.


그 정도만 해도 놈의 스피드를 눈으로 좇기도 힘든데 이걸 막아내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렌도 호기롭게 내공을 일으켰다. 저 발굽에 제대로 맞으면 자신의 뼈는 작살이 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위기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몸 안에서 날뛰고 있는 기력 때문에 바이올렛을 쥐고 있는 팔이 저절로 푸들푸들 떨렸다.


힘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이올렛에 올린 내공을 따라 기운이 치고 올라온 것인데 내공이 팔에 몰리자 팔이 제어가 안 됐다.


팔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불규칙한 바운드. 그것은 초고수와의 싸움에서 엄청난 빈틈이 된다.


마족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세렌의 복부를 향해 발굽이 내질러 왔다. 세렌은 검을 쥔 오른손 대신 엉겁결에 왼손에 내공을 올리고 발굽을 향해 파천수라장을 쏟아 냈다.


-퍼펑


마족이 내 지른 발굽과 파천수라장이 정면에서 부딪치며 엄청난 소음을 질렀다.

세렌은 눈을 깜빡했다. 얼굴 위로 먼가 액체 같은 것이 튀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한쪽 발이 박살이 난 채 뒤뚱거리는 놈의 모습이 들어왔다.


염소의 눈에는 경악과 불신이 가득 담겨 있었다.


-휘이익


그제야 첫 호흡을 내뱉은 세렌의 눈에서 불길이 확 일었다.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확실한 이 냄새는 세렌의 피를 들끓게 했다.


몸 안에서 거세게 움직이는 기는 세렌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세렌은 더욱더 가혹했다. 네가 흔들면 나는 더욱더 흔든다.


세렌의 입에서 기괴한 안개 같은 증기가 뿜어졌다. 몸 안에 수분이 증발하면서 입안에서 안개처럼 수증기가 뿜어진 것이다.


그만큼 세렌의 몸은 비정상적이었다.

파천수라장에 마족의 한 발이 박살이 났다?

이전 같았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눈앞에 벌어진 사실은 모두 현실이라는 거다.


기회는 서로가 노리는 것이고 이번에 기회를 잡은 것은 세렌이다. 바이올렛이 죽음의 아름다운 호선을 그렸고 너무나 쉽게 놈의 목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캬아아아


하늘에서 빙빙 돌고 있던 마족 하나가 날개를 접고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세렌은 눈에서 불길이 확 일었다. 아까 테츠가 보여준 천마수라검. 그 무시무시한 위력이 순간 세렌의 뇌리를 스쳤다.


팔은 아직 푸들푸들 떨리고 있었다. 두 다리에 내공을 올리자 근육이 비명을 내질렀다.


-팟


하체를 쭈그렸다 무릎을 펴는 힘으로 힘차게 땅을 차고 날았다. 마족은 세렌을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 생각했다. 다만 그녀가 동료를 죽이는 것을 보고 흥분했을 뿐이다.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 어느 정도로 강한지 생각할 틈이 없었다. 시력이 인간의 열 배가 넘는 이 마족은 눈에 보이는 사실을 현실로 인지하고 단지 세렌을 죽이기 위해 달려든 것뿐이었다.


그 결과는 간단하게 끝이 났다. 세렌의 바이올렛이 마족의 발톱을 반으로 가르며 이어 몸체까지 간단히 반으로 쪼개며 튕겨 올라갔다.


까마득한 허공까지 치솟아 오른 세렌은 높은 곳의 공기를 크게 흡입했다. 인간의 신체로는 삼성의 내공으로는 이 정도 높이까지 절대 솟아 오를 수 없다.


뭔가 다른! 지금 몸속에서 날뛰는 무언가가 이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음을 알았다.


"죽인다. 마음 놓고 죽일 수 있을 거 같아."


최상층 고도에 오른 몸이 중력의 내림을 받고 서서히 밑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세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소녀 기쁩니다. 정말 기쁩니다. 이 힘을 주시기 위해. 소녀만 이곳에 데려오셨군요. 주신 힘이니 마음껏 사용하겠습니다."


떨어져 내리는 그녀의 주위로 수풀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마족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렌의 정신력은 완전히 자신의 몸과 물아일체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쿵


세렌이 바닥에 떨어지며 큰 울림을 냈다. 그 소리에 마족이 반응하며 몰려들었다.

세렌의 표정이 사악하게 일그러졌다. 바이올렛을 잡은 팔은 더는 떨리지 않았다.


수풀이 뽑힐 듯이 허공으로 뿌려지며 마족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놈들은 이미 자신의 동료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눈앞에 인간에 의해서.


"음, 레베카가 견디기 힘들 거라고 말하던데 확실히 세렌 저놈은 미쳤어. 세렌을 선택하기를 잘한 것 같긴 하지만 칠무신도 온종일 뒹굴었다던데 그걸 살인 의지만으로 단숨에 극복해 버리다니 저거 진짜 물건이군."


테츠가 건네준 것은 성력이 담긴 자신의 피였다. 레베카는 성황이 칠무신에게 어떻게 성력을 씌우는지 자세히 지켜본 적이 있다.


그것은 정제된 자신의 피를 먹이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문제는 먹는 것이 끝이 아니고 초월적인 생명력으로 성력을 버텨 내야 한다는 것이다. 몸 안에 들어온 성력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과는 죽음뿐이다.


분명한 것은 성황은 칠무신을 수련 시킬 때 자신의 성력을 씌우고 직접 어떤 조처를 했다. 레베카도 이 조치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레베카는 평범한 사람의 몸에 성력이 들어 있는 피가 들어가면 죽음과 같은 고통을 받게 되며 결국 온몸에서 피를 쏟고 죽어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성력을 맞이하기 전에 신체를 강화해 놓아야 한다. 성황이 가혹하다 할 정도로 칠무신을 수련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츠는 성력을 씌우는 방법을 몰라도 유리한 점이 있었다. 바로 내공이다. 내공으로 인해 단련된 신체는 성황의 방법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자신도 시련의 장이라는 의식 없이 성력을 꺼냈던 것도 물론 테드의 영혼적 문제를 논외로 하고서도 내공으로 단련된 탄탄한 신체가 한몫했음이 분명했다.


내공 면에서 세렌이 가장 높았다. 그녀는 장로들보다 훨씬 먼저 내공을 익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녀의 살심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자신의 고통보다 상대를 죽이겠다는 미친 신념이 고통을 상쇄하고도 아예 초월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물아일체가 되어 검을 휘둘렀다. 처음 제어하지 못해 부들부들 떨렸던 오른팔이 완숙한 동작을 미려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몸 안에서 미친 듯이 날뛰던 성력이 세렌이 발휘한 고도의 집중력에 따라 빠르게 내공과 섞이기 시작했다.


죽이고 싶다. 죽여야 한다. 죽이고야 만다는 이 괴이한 집중력은 성력을 빠르게 흡수해 내공으로 바꿨다.


내공에 성력이 실리기 시작하자 그 결과는 무서웠다. 방어 특화형 마족이 가장 단단한 팔뚝을 들이밀었지만, 세렌은 장작 쪼개듯 팔뚝을 쪼개 버렸다.


그녀의 입에서 하얀 수증기가 계속 뿜어졌다.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힘을 쓰기 시작하자 몸에서 열이 났고 그에 따라 빠르게 몸의 수분이 증발하고 있다.


세렌은 몸이 쪼개지던지 뼈가 부러지든지 그딴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의 관심은 오롯이 눈앞에 있는 마족에게 죽음의 세례를 내리는 것뿐.


구유참인도법도 필요 없고, 구화마검도 필요 없다. 그녀는 올곳이 천마수라검(天魔修羅劍)에 매달렸다. 테츠에게 처음 천마수라검을 전수받고 이 검법이야 말고 자신의 검법이라고 감동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구유참인도법이나 구화마검등 마교 검법은 공방이 확실한 검법이 대다수다. 엇비슷한 상대와 대결하다 보면 공격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분명히 방어도 해야 하고 공방이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검법이 진행된다.


그러나! 천마수라검(天魔修羅劍). 이놈은 예외다. 아예 방어가 없다. 공방에서 방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올 곳이 공격만 가능한 검법이다. 그래서 세렌은 이 검법에 미쳐 있었다. 성력이 씐 천마수라검은 마족에게는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세렌 근처에 접근하기만 하면 그 어떤 것을 막론하고 다 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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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마녀 VS 마녀(6) +5 20.06.02 1,436 30 14쪽
374 마녀 VS 마녀(5) +5 20.06.01 1,461 29 14쪽
373 마녀 VS 마녀(4) +6 20.05.30 1,513 30 13쪽
372 마녀 VS 마녀(3) +9 20.05.29 1,479 26 13쪽
371 마녀 VS 마녀(2) +5 20.05.28 1,509 31 13쪽
370 마녀 VS 마녀(1) +5 20.05.27 1,587 36 13쪽
369 닭싸움 붙이기 +7 20.05.26 1,503 30 12쪽
368 데오뜨랑(4) +9 20.05.25 1,456 27 13쪽
367 데오뜨랑(3) +5 20.05.23 1,445 30 14쪽
366 데오뜨랑(2) +9 20.05.22 1,418 29 13쪽
365 데오뜨랑(1) +5 20.05.21 1,432 28 13쪽
364 나들이 +7 20.05.20 1,445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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