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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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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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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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녀 vs 마녀(16)

DUMMY

"아델리오의 나대는 버릇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그가 똑똑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이번에는 마교를 위험에 빠트릴 뻔했습니다."

"그에게 확실히 경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료에게 큰 민폐를 끼쳤으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서는 곤란해요."

"이번 일로 다른 제자들 사이에서 뒷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녀석은 망나니짓만 골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몇 번째입니까? 저번 윌슨 사태만 하더라도 오웬이 즉시 연락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습니까?"


성내 작전 회의실에 모인 장로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모두 분노를 일으켰다. 마족에 상처를 입은 두 사람은 테츠가 완치시켰다.


하지만 성력을 사용한 관계로 아리스토틀이 당분간 누구도 테츠를 만날 수 없다고 막았다. 테츠는 동녘의 마탑에 갇혀 있는 중이다. 그 사실을 장로들은 테츠가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과한 힘을 사용했고 지쳐 잠시 수련 중이라고 알고 있다.


그동안 아델리오를 옹호하던 테드버드마저 돌아설 만큼 아델리오의 경거망동은 장로들을 분노케 했다.


메흘린은 손을 들어 장도들의 수군거림을 막았다.


"이 일은 교주님이 돌아오시면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치유는 되었다고 하나 아직 온전히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당장 죄를 묻기도 그렇습니다."


아드리안이 메흘린의 말을 이었다.


"몬테그레 숲에 본거지를 차린 것 같습니다. 엠버스피어에서 2주 정도 걸리는 거리나. 마족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최소 일주일 정도 예측합니다. 저희가 연락을 받고 진형을 구축하기 빠듯한 시간입니다. 엠버스피어에 비정규군을 생각하면 저희가 상당히 불리합니다."


메흘린은 작전 테이블 위로 여러 장의 서신을 펼쳐 놓았다.


"지금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이 우리에게 결코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고 있진 않습니다. 먼저 테일리아드 마법사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마족의 출현으로 테일리아드 전 지역이 이미 전시 상황으로 돌아섰습니다. 만약 마족과 전쟁이라도 벌어지면 자국의 영토에서 전쟁을 수행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엠버스피어에 파견 병력이 있는 만큼 지원 부대가 롱홀드로 넘어올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솔라리스는 팬텀 가드너의 몰락으로 왕좌가 비어 있습니다. 그걸 빌미 삼아 테일리아드는 독자적인 행동을 취할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테일리아드 마법사의 대군이 엠버스피어로 들어오면 이곳이 바로 전장이 되는 겁니다".


테드버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저희가 선공을 해 버리면?"

"그 정보를 얻기 위해 아델리오 일행을 보낸 것 아닙니까? 마교에서 가장 은밀히 움직이는 자들을. 그런데 아델리오가 실수하였으니 우리는 마족의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쪽으로 넘어온 마족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통로가 아직 가동되고 있는지. 그들이 선발대인지 정규 병력을 대동하고 있는지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병력을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아델리오 그놈이 그런 실수를 하다니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는군. 녀석은 매우 신중한 성격인데···."


테드버드는 답답한 마음에 혀를 찼다.


"그리고 오크 군의 소식입니다. 잔버크 내 오크가 모두 집결했으며 저희 쪽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발을 돌려 아칸 시티로 진군한다고 합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입니까? 왜 놈들이 방향을 바꾸었죠?"

"모릅니다. 짐작으로 오크의 뒤를 조정하고 있는 것은 시몰레이크 후작이라고 알고 있으니 그가 어떤 계획을 수정했거나 다른 것을 노리기 위해 오크를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버팽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족만 해도 골치 아픈데 그나마 오크가 물러간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다행스러운 일이군요."

"사흘 뒤 교주님이 돌아오신다고 하니 그때까지 우리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


테츠가 성력을 힘을 꺼내는 순간 두 사람의 독은 완전히 해독됐다. 하지만 문제는 테츠에 찾아 왔다. 생각보다 많은 성력을 사용했고 깊숙이 눌러앉았던 테드의 성격이 무섭게 솟아 나왔다.


스스로 위험을 느낀 테츠는 테드의 인격과 몸을 두고 다툴 지경이 되었다. 테츠는 운기조식으로 들어가 스스로 올라온 화를 누그려 뜨렷다.


성력은 이상한 점이 있다. 성력을 사용하면 화가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살심이 솟았다. 천살성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살심이 계속 치솟아 아리스토틀에게 부탁하여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내가 내 낭군 보러 가겠다는데 왜 시비야?"


레베카는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치며 눈을 치켜떴다. 제시우스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이 열 살 안팎의 맹랑한 꼬마는 자신의 허리밖에 오지 않는 키로 낭군 운운하며 버티고 있으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스승인 대현자 아리스토틀로부터 정황 이야기는 들은 상태지만 실제로 보니 가당찮지도 않았다.


"허허, 제시우스 그녀가 들어가도록 해주어라. 그녀는 걱정 없을 것이다."


뒤에서 아리스토틀의 너털웃음이 들려왔다. 제시우스는 고개를 숙이고 옆으로 물러났다.


"흥, 진작에 비켜 줬으면 험한 꼴 안 당했을 거야."


그녀는 혀를 삐죽 내밀고 제시우스를 지나갔는데 갑자기 제시우스의 인상이 구겨졌다.

등 한쪽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온몸에 개미가 지나가는 것처럼 가렵기 시작했다. 제시우스가 참지 못하고 온몸을 긁어 대자 아리스토틀이 고개를 절로 저었다.


"그녀는 심한 장난꾸러기구나. 제시우스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가라. 그러면 가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으, 스승님 죄송합니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앞으로는 그녀의 앞을 막아서지 말게. 컬, 컬, 컬."


레베카는 가부좌를 틀고 있는 테츠 앞에 섰다. 아리스토틀이 마법 베리어를 서너 겹을 쳐 놓았다. 밖이든 안에서든 내외부적인 힘을 막아 내는 장치였다.


"이상하군. 시련의 장을 거치지 않고 성력을 사용해서 생긴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우리 전하가 무슨 나쁜 일을 하셨기에 이런 고통을 받으시나?"


레베카는 테츠의 전면에 자라 잡고 앉아 준비해온 보자기를 풀어헤쳤다. 그곳에는 마녀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재료들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무심히 테츠가 앉은 자리를 기준으로 큰 원을 그렸다. 그리고 원의 한 부분에 여러 가지 재료를 올려놓았다. 그러자 테츠의 몸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고 테츠가 앉았단 바닥에 기이한 문양이 떠올랐다.


"누가 우리 전하를 괴롭히는지 알아볼까?"


레베카는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


회의가 끝나고 마테니는 제자를 모아 놓고 단체 기합을 주고 있었다. 망신이란 망신은 다 뒤집어썼고 그렇지 않아도 마테니와 제자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장로들인데···.


그들에게 확실한 빌미를 제공할 정도로 치욕적인 수준이었다.


"너희들을 특별히 엄선해서 보낸 이유가 무엇이지? 마교에서 가장 은밀하고 무엇보다 강하다. 집행관이 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할 수 있다. 교주님께서 그 부분을 믿고 너희들을 보낸 것이 아니더냐?"

"···."

"고개를 들어라. 아델리오. 마교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임무보다 너의 개인적인 공이 더 중요한 것이냐? 너의 똑똑함을 그런 식으로밖에 사용할 줄 모르는 거냐?"

"저희 팀은 항상 멸시를 받고 있습니다. 교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마교는 모두 한 가족이며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동등한 가족으로 대우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저희가 나타나면 자릴 피하고 뒷말을 합니다. 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닥치거라 이놈. 공평한 대우를 하지 않았다면 교주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너희를 치유했겠느냐? 너희들 치유하느라 힘을 과하게 쓴 탓에 동녘의 탑에서 움직이시지도 못하고 있다."

"···. 그렇지만 저희가 공을 세우면···."

"이놈 그래도 입을 놀리느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구나. 넌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면벽 수련에 들어가라. 오웬, 부르스, 델리안 너희들도 마찬가지다. 아델리오가 폭주하면 막았어야지 동조한 너희들의 책임도 크다."


그때 메흘린이 보낸 기사가 마테니를 찾아 왔다.


"군사가 불러 가 보고 올 테니 너희들은 꼼짝하지 말고 여기서 반성하고 있어라."


마테니는 메흘린을 찾았다. 아마도 자신의 제자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별도의 지시를 내릴 것으로 생각했다.


"후, 저기 메흘린 장로가 마족의 일로 자릴 비운 사이 교주님이 지하를 다녀가셨습니다."


그 소리에 마테니는 온몸에 벼락을 맞은 듯 심하게 흔들렸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주님이 보통 눈치가 빠른 분이 아니신데 조심하지 않으시고요. 늘 여자에게 빠져서 일을 소홀히 한다고 투덜대셨는데 이번에 이런 사건이 또 벌어지니 매우 노하셨을 겁니다."

"그, 그녀를···. 어, 어, 어떻게 하셨습니까?"

"어떻게 하다뇨. 사슬을 끊어주고 철창 문을 열어 주고 나오셨고 그녀는 엠버스피어 전역을 맨발로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사람 둘을 시켜 미행하고 있긴 하나. 교주님의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움직이는 독입니다. 시장에 파는 간단한 재료만으로 수백을 죽일 독을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가진 그녀입니다. 교주님은 무슨 생각으로 그녀를 풀어 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테니는 입이 바짝 탔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메흘린 군사는 몇 수 뒤를 내다 보는 사람이다. 그에게 자문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메흘린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말했다.


"내 그것 때문에 메흘린 장로를 부른 것입니다. 마테니 장로는 성황께서 하신 말씀을 되새기고 있습니까? 잠을 잘 때도 태자 전하 곁을 떠나지 마라. 네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태자 전하 곁에서 벗어나지 마라."

"그, 그건···."

"그렇지 않으면 네 놈과 관계된 모든 인간을 죽여버리겠다. 성황의 말씀은 농담이 아닙니다. 그러고도 남을 분입니다. 지금 레베카님이 오셔서 태자 전하를 보호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마테니 장로의 일이 멈춘 것은 아닙니다. 교주님이 성내에 오실 때 마테니 이놈 또 여자에게 빠져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구나 하는 소리를 제가 수십 번도 더 들었습니다만."


마테니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마네니 장로가 자리를 비운 순간 교주님은 제일 먼저 지하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아가므네를 풀어 주셨죠. 저는 그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 교주님은 아마도 마테니 장로를 시험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자에게 빠져 제 일을 소홀히 하였으니···."


마테니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제 주제에 너무 과분한 생각을 했습니다. 휴. 제가 여색에 눈이 멀어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동녘의 탑으로 건너가 교주님 곁을 지키겠습니다."

"제 생각도 그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주님은 아마 나를 선택하던지 아가므네를 선택하던지 네가 결정해라 하고 아가므네를 풀어 놓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마테니 장로가 교주님을 선택한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가므네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믿을 만한 제자 둘에게 감시하라 일렀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아닙니다. 오늘 이후 아가므네에 관한 관심은 끊겠습니다. 아가므네에 빠져 제자들 가르침도 소홀히 하여 오늘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저도 죄를 지은 것이고 죄에 대한 벌을 받아야겠습니다. 그럼 저는 동녘의 탑으로 가겠습니다."


레베카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피와 같이 붉은 향초는 거칠게 타올랐다. 레베카는 테츠의 정신세계로 들어가려다 처음 보는 이상한 방어막에 막혔다.


마녀의 힘으로도 뚫지 못하는 엄청난 벽이 그녀를 가로막고 있었다.


"으, 도대체 뭐지? 무엇이 이렇게 태자 전하의 세상을 감싸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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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마녀 vs 마녀(72) +5 20.08.18 1,273 3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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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데오뜨랑(3) +5 20.05.23 1,445 30 14쪽
366 데오뜨랑(2) +9 20.05.22 1,418 29 13쪽
365 데오뜨랑(1) +5 20.05.21 1,432 28 13쪽
364 나들이 +7 20.05.20 1,445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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