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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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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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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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vs 마녀(42)

DUMMY

제이미의 상태를 살피던 테츠는 인상을 구겼다.


"왜 그러십니까?"


스톤으로 분장한 마테니가 물음에 테츠는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 골치 아프게 됐어."


평범한 사람이 성력의 힘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칠무신은 성황이 갓난아이일 때부터 조련하고 성력을 받을 수 있도록 훈련 시켰다.


성력을 씌우는 것. 그것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데 테츠는 그 비밀을 알지 못한다.


레베카의 추측으로 정제된 피를 이용해 세렌을 제련했지만 불안전하다. 더군다나 제이미는 극히 평범한 보통 인간이다.


지금까지 버텨 왔던 것은 직접 피를 마신 게 아니라 제이미의 몸에 묻은 성력이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제이미의 피부를 통해 스며들었다.


성력은 제이미의 생명력을 깎아 먹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이다. 제이미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성력을 자극할 만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마나 수련을 했다면 성력을 자극하여 훨씬 빨리 성력이 퍼졌을 것이다.


'이놈 길어봐야 이년을 넘기기 힘드네. 어쩌지? 제이미가 이 정도면 오렌시아도 마찬가지란 이야기겠군.'


테츠는 고민에 휩싸였다. 성력의 사용에 대해 성황에 이미 서신을 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다른 모든 것은 조건 없이 들어주던 성황도 성력에 대해서만은 답신을 보내오지 않았다.


남용하면 안 되는 것. 철저히 지켜 져야 하는 것이 성력이다. 인간을 상대로 힘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철칙을 가진 성황이다.


성황은 성력의 비밀만큼은 아직 테츠에 알려 주지 않았다. 불안전한 세렌 그리고 눈앞의 제이미는 흡수된 성력에 의해 내장이 심각한 훼손을 당한 상태였다.


'녀석이 마나를 모으거나 수련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긴 했네.'


메흘린과 아드리안은 제이미를 이용하여 시몰레이크 후작을 견제하려 했다. 그 때문에 테츠과 마테니가 넘어온 것이다.


'할 수 없군. 되는 데까지 해 보는 수밖에 없어. 어차피 성황이 살려 두라 했으니 굳이 죽도록 놔둘 이유도 없고 하니.'


"스톤, 지금부터 이틀 동안은 제이미와 함께 있어야 할 것 같다.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계를 서야 할 거다."


마테니는 테츠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눈치챘다.


"이 방을 완전히 봉쇄 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집중하십시오."


'방법은 하나뿐이다. 벌모세수를 통해 성력을 진기와 섞어야 내장에 침투한 성력을 걷어 낼 수 있을 거다.'


"제이미 지금부터 엄청난 고통이 따를 거다.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할 정도지."

"미치형 무얼 하시게요?"

"솔직히 말하마. 네 몸속에 독이 침투했어. 네 목숨은 길어봐야 이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네? 정말입니까?"


제이미는 믿지 못한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몸 상태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이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치가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다. 그의 목소리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야."

"방법이 무엇인지? 미치형이 하라면 무조건 하겠습니다."

"짜식 죽기는 싫은 모양이군. 하긴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단 하나 고통을 참고 이겨내는 것, 어때 할 수 있겠어?"

"살 수 있다면 해야죠. 그까짓 거 고통이 대수겠습니까?"

"고통이 대수라. 내장이 꼬이는 고통은 참기 힘들 거다."

"얼마나 참아야 합니까?"

"음 한 이틀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제 인생이 단 이틀 만에 결정이 난다면 그 어떤 고통도 참아낼 자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야. 기절하면 깨울 거다."

"버티겠습니다."

"그래 말이 길어 봤자 의미 없으니 바로 시작한다."

"스톤 비명이 클 거다. 방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차단부터 한다."

테츠는 방안에 침묵의 마법을 걸고 제이미의 장심에 손을 얹히고 내공을 불어 넣었다.

개정대법으로 벌모세수하며 체질을 환골탈태시킨다.


마침 마족에게 흡수했던 진원진기가 그대로 있는 상태여서 완성된 내공을 불어 넣는 것보다 진원진기를 불어 넣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완성된 상태의 내공은 극도로 위험하다. 내공 경험이 전혀 없는 혈도라 찢어지기 쉽다.


"이 녀석은 운이 정말 좋은 건가? 마침 마족의 진원진기를 연성하지 않아 순정 상태 그대로인데 이걸 이 녀석이 가져갈 줄이야. 운빨 하나는 끝내주는군."


몸의 뼈가 천천히 탈골됐다. 제이미는 이빨로 입술을 깨물었다가 골반과 어깨가 탈골되자마자 비명을 내질렀다.


그렇게 시작됐다. 제이미는 한평생 살면서 그것도 천운이 닿을 때만 얻을 수 있다는 행운을 한꺼번에 거머쥐게 되었다. 물론 끔찍한 고통을 이겨내야 하겠지만 그 결과는 어떤 것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달콤할 것이다.


임독양맥을 타동하고 진원진기를 이끌어 내장 곳곳에 침투해 있던 성력을 흡수했다. 그리고 그것을 내공으로 연성하니 진원진기와 성력이 담긴 내공이 만들어졌다.


제이미는 기절했다가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틀째 해가 저물 때쯤 마침내 모든 과정이 끝이 났다.


평범한 제이미가 아녔다. 눈빛에서 기개가 느껴지고 환골탈퇴한 신체는 훨씬 다부진 전사의 모양으로 변모했다.


"느낌이 어때?"

"음 몸 안에 뭔가 힘이 꽉 찬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거야. 수련을 통해 익숙해져야 힘을 사용할 때 어색함이 없어."

"저기 제가 독에 중독됐다고 이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그 독은 중화되어 네 힘이 되었어."

"그럼 안 죽어도 되는 거죠?"

"네 운빨이 워낙 강해서 쉽게 안 죽을 거 같다."

"예스."

"시간이 없어서 가르치지 못하지만 메모라이즈로 내공 수련 방법과 무공 몇 개를 넣어놨다. 의식을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시간 날 때마다 연공 해라."

"제가 미치형 같은 힘을 낼 수 있다는 말입니까?"

"내 정도면 어느 정도를 원하는 거냐? 힘이 있어도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면 헛일이지. 습관이 가장 무서운 거라고 했다. 힘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적시 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지. 인제 그만 떠들고 집중해."


테츠는 의식을 집중시켜 메모라이즈에 기록된 무공을 되새기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내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이것이 다야. 앞으로 네가 얼마나 수련하는가에 따라 능력이 크게 달라질 거다."

"형님, 이 은혜 어찌 보답하겠습니까?"

"이거 두 개만 맹세해라. 앞으로 절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구를 해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 것. 동료를 속이고 배신하지 마라. 이 두 가지만 지키면 너에게 손을 대지 않는다고 약속하마. 하지만 그것을 어기면 네 운이 다한 것으로 여기고 목숨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알겠습니다. 과거의 잘못은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말로만 한다 한다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겠습니다. 형님."

"두 분 말씀 중에 죄송한데 케티스가 만나 뵙기를 청합니다."

"형님 여기 계세요. 제가 잠시 나가 보고 오겠습니다."

"알았다. 네 집안일이니 나가 봐라."


제이미가 나가자 메흘린이 심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녀석에게 너무 많은 것을 베푼 것 아닙니까? 마교의 율법을 어긴 것이 아닌지요? 마교의 가입해야만 무공을 전수할 수 있다고···."

"이건 예외지. 나와 마교가 아닌 아버지의 일을 아들이 대신한 거야. 성황은 내 목숨을 구한 뭐 구했는지 뭔지는 모르지만, 그 행동을 높이 사 제이미를 살려 주라 했어. 난 성황의 명령을 수행한 것이지 마교와는 상관없어. 마교도 성황이 다스리는 제국 안의 한 단체야. 즉 마교 위에 성황이 있다는 소리. 그럼 마교의 율법보다 성황의 명령이 먼저가 되는 것이 당연한 진리."


마테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마디로 저놈 운이 죽여주게 좋을 뿐이네요."

"솔직히 인정하는 부분이다. 내가 마족의 진원진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이틀 만에 치유하지 못했을 거야. 딱 필요할 때 필요한 재료가 모여지니 그것 또한 녀석의 운명이지."


잠시 뒤 제이미가 돌아왔다.


"오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이 느껴집니다."

"시몰레이크 후작이 네 암살에 실패했으니 급히 오크를 움직이는 거다."

"당장 군단에 합류하라는 아그니스 공주의 전갈이 있습니다."

"그녀는 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제이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싫어도 어쩔수 없이 잡아야 하는 검과 같습니다."

"그럴 테지 너와는 감정이 오가는 사이는 아닐 거다. 그녀는 단지 자신의 가문을 위해 처음 본 남자를 남편으로 맞이해야 하니. 그러나 네가 진정으로 잡고 싶은 여자라고 생각하면 그녀를 감동하게 만들어라. 오렌시아처럼 네 출세를 위한 도구로 여기지 말고."

"부끄러운 과거의 일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들은 이젠 왕궁 앞에 모여 진을 쳤다. 군단은 오늘도 오크에 밀려 이제 아칸의 성벽 위에서 주둔한 군단이 보일 정도였다.


아그니스 공주는 제이미를 아직 군단에 합류시키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불안한 심정을 가지고 왕궁 앞에 모였다.


마침내 굳게 닫혔던 성문이 열리고 팬텀 가드너가의 상징인 쌍머리 독수리 깃발을 매단 제이미가 모습을 보였다.


"와, 제이미 백작이다."

"드디어 출병하는 건가?"

"제이미 백작님. 부디 아칸 시티를 구원해 주십시오."

"아칸을 위해. 팬텀 가드너를 위해."


시민들은 환호성에 묻힌 채 제이미는 천천히 말을 몰았다.


성내 창가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그니스 공주는 한숨을 내 쉬었다.


"정말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도 괜찮은 거야?"

"희생?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이것이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잖아? 너에게 못된 짓을 한 파렴치한이야. 너는 그에게서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아."

"만들어 갈 겁니다. 저는 걱정하지 않아요."

"저놈은 자신의 출세에 널 이용할 뿐이야. 출병하면서 너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어."

"아뇨, 언니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요. 그는 제게 작은 서신 하나를 남겨 주고 갔어요. 지금 당장 당신을 바라볼 용기가 없습니다. 지금은 아칸을 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당신에게 떳떳한 남자가 되었을 때 당신 앞에 당당히 서겠다고···."

"그자는 출신성분도 모호한 자야. 군단에서 음탕하다고 소문이 난 자란 말이다. 그가 네게···. 하, 기대할 사람에게 기대해야지 그는 부마의 그릇이 절대 되지 못해. 그냥 검 좀 잘 쓰는 기사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아."

"엘로이 언니는 그를 매우 싫어하시는군요."

"당연하지 네게 그런 짓을 저지른 파렴치한을 처음부터 호감을 가지고 바라볼 수 없는 거잖아."

"엘로이 언니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 저는 이것이 운명이라면 운명에 한 번 기대볼 생각입니다."

"아그니스 너는 너무 지쳐 있어. 조금은 쉬어야 할 것 같아."

"아버님 곁을 지킬 거예요."


작은 파문이 일었다.


군단은 보름새 삼천의 병력을 잃은 상태였다. 노르딕 사령관이 직접 검을 빼 들고 일선에서 전투를 벌일 정도였다.


팽팽한 대결 구도는 어느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한 힘의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오크가 우세한 것은 역시 머릿수 싸움에서 위였다. 오크는 이것을 매우 효율성 있게 활용했다. 인간과 수없이 전쟁을 치르면서 인간의 병법을 어느 정도 파악한 터였고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기 시작했다.


군단은 오크와 힘겨루기하면서 부족한 것은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제이미의 부재 그것이 가져온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 주는 상황이었다.


노르딕도 제이미의 부재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아침에 날아든 첩지 한 장이 군단의 분위기를 확 달아오르게 했다.


제이미의 복귀가 시사하는 바는 정말 엄청났다. 군단의 사기는 장작불에 올린 냄비처럼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아칸에서 출발한 제이미는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받으며 천천히 말을 몰았다. 보름 사이 제이미에게 터진 사건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어제까지 은인이었던 시몰레이크 후작이 다음날 최악의 적이 되어 버렸으니. 사람의 운명이 바뀌어도 이렇게까지 급변할지 몰랐다.


후견인도 시몰레이크 후작에서 팬텀 가드너가로 바뀌었다. 어제까지 사형집행을 기다리던 사형수가 내일 부마가 되어 돌았다.


인생이 파란만장이라고 한다만은 제이미만큼 격변을 겪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런 혼란한 상황인 데 비해 제이미는 매우 편안했다. 우측에는 미치가 좌측에는 스톤이 더는 무슨 걱정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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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마녀 vs 마녀(90) +4 20.09.08 1,261 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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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마녀 VS 마녀(6) +5 20.06.02 1,436 30 14쪽
374 마녀 VS 마녀(5) +5 20.06.01 1,462 29 14쪽
373 마녀 VS 마녀(4) +6 20.05.30 1,513 30 13쪽
372 마녀 VS 마녀(3) +9 20.05.29 1,479 26 13쪽
371 마녀 VS 마녀(2) +5 20.05.28 1,510 31 13쪽
370 마녀 VS 마녀(1) +5 20.05.27 1,587 36 13쪽
369 닭싸움 붙이기 +7 20.05.26 1,503 30 12쪽
368 데오뜨랑(4) +9 20.05.25 1,457 27 13쪽
367 데오뜨랑(3) +5 20.05.23 1,445 30 14쪽
366 데오뜨랑(2) +9 20.05.22 1,418 29 13쪽
365 데오뜨랑(1) +5 20.05.21 1,432 28 13쪽
364 나들이 +7 20.05.20 1,445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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