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8. 12 일요일 유학생활 백 서른 일곱 번째날
2012. 08. 12 일요일 유학생활 백 서른 일곱 번째날
이젠 요일도 모르겠다. 20일은 너무 늦다. 빨리 뭔가 하고싶다. 스시로 면접일을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야한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영빈~ 미안해, 유카가 내일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게 됐어. 유카한테 연락오면 또 연락해줄게’
내 생각에 얘들이랑 내일 100% 못 논다. 그래도 일단은 기다려보기로했다.
요새 일과는 항상 집에서 쉬는거다. 친구들도 다 본래 자기네 집으로 돌아갔다. 오사카에 갈 계획은 일단 스시로의 면접이 끝난 후 스케쥴에 따라 맞추어야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계~속 한가할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했다. 일단은 내일 사야랑 유카랑 놀 계획이 잡혀있으나 확실하지 않고....도쿄를 가자. 아직 도쿄에 안 가본 곳이 많다. 가본곳이라 해도 3년전과 지금은 확실히 다를 것이다. 아키하바라랑 오다이바. 이 두 군데를 먼저 공략하기로 했다. 둘 다 3년전에 가 본곳이다. 그러나 그 때는 정말 겉만 둘러봤을 뿐이다. 오다이바 역시 ‘건담’으로 새로이 무장하고 있다. 단언컨대, 시중에 나온 일본 도쿄가이드책은 2012년 이전과 2012년 이후로 나뉠 것이다. 올해 새롭게 개장한곳이 너무나 많다. 뭐, 많은건 아닐지라도 ‘스카이트리’는 이제부터 도쿄를 대표하는 건물이 될 것이다.
요미우리의 야구중계를 봤으나, 요미우리 킬러, 무라나카의 등판이였다. 큰 점수로 지고 있었다. 그냥 꺼버리고 건담을 봤다. 방학하고 나서 건담보는게 최고의 일 같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건담’이라면 어린애들이나 좋아하는 로봇애니메이션인줄 알았더니 직접 보니 전쟁의 아픔을 잘 그려낸 훌륭한 애니메이션이다. 인기가 많고 유명한데엔 다 이유가 있다.
정말 오랜만에 카나코랑 라인으로 대화를 했다.
‘어찌지내냐’
‘나는 나가노에 돌아와서 그냥 푹 쉬고 있어. 오빠는?’
‘나도 지금 당장은 푹 쉬고있어, 건담따위나 보고 있으니까. 일단 스시로에 아르바이트 넣긴 했는데 면접 20일이래’
‘건담 재밌어? 스시로 힘들건데 괜찮겠네. 리조트호텔 아르바이트는 어찌된거야?’
장 교수님한테 부탁한 나가노의 리조트호텔 아르바이트. 기대도 하지않았지만 역시나 장교수님한테는 아무 연락도 없다. 뭐, 예상대로라서 크게 기분나쁘지는 않지만
‘퍼스트건담이 재미있었어, 역시 단순한 애들만화는 아니더라. 전쟁의 비극이 아주 잘 드러나있더군. 음, 스시로는 힘들다는거 알고 있지만 일본에 왔으니까말로 초밥일을 해보고싶어서 ㅋㅋ 리조트는 역시 장 교수님한테 부탁할 그 때부터 별 기대하지 않았지만...역시 자기 일은 자기가 찾아야겠지? 스시로가 날 고용해줄까말까도 아직 잘 모르지만’
‘건담은 누구나 다 알고있으니까 엄청난 인기구나~ 라고 생각하는데 난 본적은 없어ㅋㅋ 그렇지! 오빠 말대로야, 분명 무언가 얻을 수 있을거야. 나도 치바로 돌아가면 아르바이트 찾아볼건데’
‘이번주 오다이바에 가서 1:1사이즈 건담 보러 갈 생각이다~ 아르바이트는 무슨 일 생각하고 있냐’
‘다이어트 하고싶으니까 몸을 엄청 움직이는 일? 이삿짐센터같은거? ㅋㅋ 으아, 요미우리 자이언트 7연승중이었는데 져버렸어!’
이 때부터 나랑 카나코의 대화는 야구오타쿠 냄새가 풀풀 나는 대화로 흘러갔다.
‘바보야, 운동이랑 노동은 다르다고. 그리고 야구...요미우리 킬러 무라나카였다곤 하지만 타선이 너무 침묵했고, 미야구니의 제구력도 좋지 않았지 ㅠㅠ 어제는 대단했다. 다카하시 요시노부의 만루홈런!’
‘오늘 왜 포수가 아베가 아니었을까? 미야구니 오늘을 기회로 더 성장했으면 좋겠네. 어젠 끝내줬지, 홈런이 세 개나 나왔으니까! 투수 홀튼도 홈런치고. 다카하시 요시노부는 만루홈런! 하나만 더 치면 300홈런! 대단한 시합이었어~’
‘4번이랑 포수를 같이 하면 힘드니까 조금 쉬게 한거 아닐까? 사네마츠가 포수마스크를 쓰는 날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말야. 아베는 정말 대단해. 포수면서 타율1위에 장타력도 가지고있고, 얼굴도 귀여워! 반하겠다. 센트럴리그는 투수도 타석에 서니까 그게 재밌어. 또 야구장 가고싶다~’
카나코가 지금 일본인 선수가 올림픽레슬링 경기 한다고 틀어보라고 해서 그걸 보며 대화를 나눴다. 결과는 일본의 승. 금메달이다.
‘금메달이다!!!!!!’
카나코가 올림픽스탬프까지 보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냈다.
‘그러네, 땄네’
‘한국도 축구 동메달 축하해! 분하지만 축하해’
‘봤냐? 같이보고싶었다, 고마워.’
‘실시간으로 축구도 배구도 보고있었어!’
‘일본도 여자배구 동메달 축하해 분하지만 축하해’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차이점, WBC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많이 흘러있었다.
‘나 8월말이나 9월초엔 오사카나 교토가보려고. 데라다야 갈거다!’
카나코랑 나는 둘 다 사카모토 료마를 좋아한다.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진짜??? 아아 료마씨~~’
‘고치(사카모툐 료마의 고향)에 못가는게 유감이다. 그래도 데라다야근처에 ’료마거리‘라는게 있으니까 그걸로 때우지 뭐’
건담을 마저 보다가, 도쿄여행 책을 좀 훑어보고 늦게 잤다.
오늘의 지출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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