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9. 10 월요일 유학생활 백 예순 여섯 번째날
2012. 09. 10 월요일 유학생활 백 예순 여섯 번째날
영화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철이는 배트맨을 보고싶어하고 나는 사채꾼 우시지마를 보고싶어서 시간이 맞다면 같이 갔다가 같이 오려고 했는데 도저히 맞지가 않아서 따로 가게 됐다. 나는 2시 5분 영화, 철이는 6시 30분 영화를 본다.
소가역에 도착해서 서쪽출구에 나가면 영화관까지 실어다 주는 무료셔틀버스가 15분 간격으로 있다고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10분정도 가서 영화관에 도착했다. 초행길이라 일찍 온다고 한게 너무 일찍 도착했다. 그래도 아주 큰 복합놀이공간안에 영화관이 붙어 있는 형태라서, 영화시작시간까지 여기를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정말 한산했다. 복합공간이라고 해도 게임센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지라 딱히 구경할 것은 없었다. 그 중에 나를 확 끌어당긴 공간이 있었다.
‘헉! 이건...’
내 또래의 남자들이라면 누구나가 추억을 가지고 있을 미니카트랙이었다. 대형 미니카트랙떡 하니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각종 미니카 파츠들을 팔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미니카를 좋아한다. 단지 아무도 가지고 놀지 않고, 역사속으로 사라진 놀이문화일뿐이라서 미니카를 만지지 못할 뿐이다. 미니카에 대한 추억은 정말 많다. 조그마한 손으로 자동차를 조립하여, 어떻게 하면 더 빨라질까 연구하며, 진지하게 경주에 임했던 기억은 남자들은 모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어린아이들은 무조건 공부만 하는게 안타깝다.
아무튼 평생 못 볼줄 알았던 미니카 전문 샵에, 트랙을 갖춘 곳이라니 보기만 해도 기뻤다.물론 트랙을 이용하는데 돈을 지불해야했다. 이곳이 집 가까이 있었다면 미니카를 굴리면서 달리는 미니카를 바라보며 마음을 평안히했을 것이다. 미니카를 굴리러 교통비를 지불하면서 까지 소가에 올 순 없는 노릇이기에 당장이라도 미니카를 지르고싶은 충동을 억제했다.
건물 안에 있는 소바집에서 소바로 점심을 먹은 뒤, 시간이 되어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고맙게도 유학생은 할인되서 1000엔이면 영화를 볼 수 있다!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 그런데 내가 진짜 유학생인지 아무 확인도 안하고 그냥 들여보내주었다. 딱 봐도 외국인처럼 생겼다는건가....
팝콘이랑 콜라는 사지 않았다. 어제 그렇게 미련하게 먹어댄게 후회가 되어서 참기로 했다. 저걸 먹어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돼지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양에 비해 너무 비쌌다.
2시 5분 영화시작인데 2시 20분까지 다른영화 광고만 했다. 4시 35분까지 영화를 감상했다. 내가 저 오오시마 유코랑 어제 악수를 했단말이지....헤헤..
영화감상? 아무튼 사채를 쓰면 끝장이다. 언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정말 사채를 써야할 상황이 왔다면 그건 거기서 답이 없다는 이야기니까 포기하라고. 아무튼 사채는 죽음을 의미하는것이라고.
영화를 다 봤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근데 여기로 온 버스정류장은 있는데 그 반대편에는 버스정류장이 없었다. 뭐지? 오는 버스만 있고 다시 돌아가는 버스가 없을 리가 없지않은가. 버스정류장을 찾아 돌아다녔다. 순환버스이므로 그냥 아까 온 버스정류장에서 타고 결국엔 소가역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런게 아니고 난 정답을 찾고싶었다. 좀 걷다보니 어느건물 앞에 무료셔틀버스 정거장이 있었다. 여기서 타면 소가역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류장에 써 있는 노선을 보니 분명히 영화관앞에서도 버스가 선다. 나는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버스를 타면 집엔 돌아갈 수 있을지 몰라도 앞으로 이곳으로 영화를 볼 때 매일 여기까지 걸어올 순 없지않은가, 난 정답을 찾기로 했다.
아무리 찾아도 영화관에서 소가역으로 돌아가는 방향의 버스정류장이 없어서 영화관 근처에서 주차관리를 하시는 아저씨에게 물어봤다.
“소가역에 가고싶은데요..”
“셔틀버스?” 바로 눈치채신다.
“예, 그런데 여기로 오는 길에만 정류장이 있고 소가역으로 가는 방향은 아무리 찾아도 안보여서....”
“그거 그냥 거기서 타면 돼, 조금 간 다음에 바로 돌아가거든”
예상은 했지만 그게 진짜였을줄이야.....아까 내린곳에서 다시 버스를 탔다. 버스는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관 뒤쪽 구석에 또 하나 정류장이 있었다.
‘....이런곳에 숨어있었구나..’
소가역에 도착했으나 지금 소가역에서 우리 집 방향으로 출발하는 전차를 타도 오오아미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게 뻔하므로, 그 짓을 하느니 차라리 소가를 둘러보는게 훨씬 나으므로 소가 주변을 돌아다녔다. 생각보다 아무것도 없어서 서점에 들러가지고 구경을 했다. 서점에서 ‘9월 18일 AKB48 가위바위보선발 가이드북’ 이라는 책이 보여서 사가지고 왔다. 9월 18일까지는 이 책을 다 읽어야겠군.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드라마를 보다가 아까 서점에서 사온 ‘AKB48 가위바위보 선발 가이드북’을 계속 읽었다.
내일 주현이랑 영은이가 오후 5시에 집으로 놀러오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음식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오늘의 지출 – 교통비 620엔
영화비 1000엔
점심 소바 650엔
AKB 가위바위보 선발 가이드북 1100엔
바나나들이랑 반찬거리 464엔
총 3834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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