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2012. 10. 29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열 다섯 번째날

2012. 10. 29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열 다섯 번째날

2교시 토익수업만 하면 월요일 수업은 끝이다. 2교시를 마치고 돌아오면 보통 1시인데, 전기떄도 그렇고 이상하게 월요일은 졸음이 쏟아져서 낮잠을 자게 된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5시에 아르바이트가 있으므로 4시 30분에 출발해야한다. 집에 돌아오고 밥을 먹고나서 조금 있다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휴대폰의 알람이 울리고, 시각은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언제나 이런식이다. 때문에 월요일은 시간이 엄청 빨리간다. 알람이 울렸으니 서둘러 요시노야를 향해 출근했다.

일을 잘 하다가 또 실수를 하였다. ‘치-패스’라는 카드를 보여주면 된장국이 무료이다. 손님이 ‘치-패스’를 일찍 보여줘서 그걸 까먹어버리고 된장국 가격까지 다 계산해버린 것이다. 이미 계산해버린건 카운터에서 이것저것 만져야하므로 내 능력밖이었다. 결국 스즈키씨의 도움을 받아서 처리했다.

그리고 오늘 정말 대단한 손님러쉬가 왔다. 숨 쉴 틈도없이 밀려왔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손님태풍이 잠잠해져서 겨우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스즈키씨 보고 있으면 제가 일이 늘고 있는지 의심이 되요”

“응? 왜?”

“뭐랄까, 제가 방해라는 느낌이랄까요”

“아니야, 이 바쁜 시간에 둘 밖에 없으니까 도와주는건 당연한거야”

“도와준다고 해도, 스즈키씨가 절 도와줄 뿐이고 제가 스즈키씨를 도와주는건 없잖아요.”

“에? 음. 뭐 그거야,,,그렇지만, 나는 여기 10년이나 있었고”

“예!?? 10년이요!!????”

스즈키씨가 여기서 오래 일 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기껏해야 4, 5년 정도로 생각할 수 있었다.

“응, 10년. 10년전에 나 여기서 일 했어”

“10년전이면 저 중학교 1학년...2002년 월드컵 할 때잖아요”

“나보다 더 오래 한 사람도 있어, 사치에 씨라고”

“아아, 만난적 있어요”

“음, 내가 정확히 따지면 11년이 됐고 그분이...”

“11년이면 저 초등학생 때인데요!”

“그래? 하하”

뭔가 대단히 실례를 한 기분이었다.

“겨우 1개월 해놓고 11년을 한 분을 따라가려했네요, 1개월과 11년이면 비교할 가치도없는데 1개월 주제에 건방진 소리를 해서 죄송합니다.”

물론 진지하게 말한게 아니고 반 농담식으로 말한거다. 손님의 태풍이 가시고 나서야 비로소 휴식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저녁으로 규동과 오싱코라는 하얀 김치 비슷한 것을 꺼내와서 휴게실에서 먹었다. 점장님이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있어서 점장님이랑 대화를 나누며 먹었다.

“오싱코는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한번 먹어보려고 가져왔어요”

“오싱코 먹어본적 없어?” “네, 잘 먹겠습니다.” 점장님은 컴퓨터를 두들기다 말고 내가 오싱코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무맛도 없었다. 그냥 배추씹는 맛이다.

“어때?” “.....음.......먹을만 하네요, 근데 다시는 안 먹을 것 같아요”

그냥 김치 가져올걸

“일본은 발효식품이 아주 많아, 이 오싱코도 그렇고, 된장이라던가. 간장도 된장담글 때 나오는거잖아? 그리고 낫토도 그렇고”

“아 네....”

발효식품은 한국이 더 많고 우수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오싱코는 쌀로 절여 발효시킨거야”

“오옷!? 그래요?” 그냥 배추에 간만 한건줄 알았는데 그건 처음 알았다. 점장님이랑 그렇게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데 하나사카씨가 출근을 하였다.

“어제 요미우리가 이겼지!!”

하나사카씨가 들어오자마자 점장님이 기쁜 듯이 말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지금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것처럼 일본도 지금 일본시리즈가 한창이다. 점장님 자동차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마스코트인 ‘자빗토’가 달려있는걸 봐서 요미우리 팬이 아닌가 하고 예상했었지만 오늘 그게 검증되었다.

“쵸노가 홈런을 쳤지요”

하나사카씨랑 점장님의 야구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오오오, 어제 쵸노가 홈런치고 요미우리가 이겼나요?” “어? 조 군도 야구 좋아해?” 그러고보니 점장님이랑 야구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네네, 게다가 요미우리 팬이에요. 이야~ 요미우리가 우승하겠네요! 스기우치가 지금 부상인게 너무 안타까워요”

“아주 잘 아네...”

“어? 조 상 어제 야구 안 봤어요?”

하나사카씨가 그렇게 요미우리를 좋아한다면서 어제 왜 안 봤냐는 듯이 물어봤다.

“네...어제 안 봤어요. 어제 내가 뭘 했었더라.......아! 맞아! 하라주쿠 갔다왔어요!”

“에에? 하라주쿠??”

“거긴 왜요?”

“AKB48 오피셜샵이요”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점장님이랑 하나사카씨 둘 다 웃음이 터졌다.

“아, 재밌어”

하나사카씨가 말했다.

“근데 AKB면 아키하바라 아니에요?”

“아키하바라에는 극장이 있고, 월별로 극장전용 사진을 팔 뿐이고요, 공식굿즈 샵은 하라주쿠에 있어요”

“싸인이 들어간 사진같은 것 팔죠?” “에...? 싸인 들어간거요? 포스터는 싸인들어간게 있긴한데...싸인들어간 생사진은 아직 본 적 없어요”

“없나요? 헤헤헤~ 모모쿠로는 싸인생사진 있는데~”

모모이로클로버의 팬인 하나사카씨는 놀리듯 말했다.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들어간 가게는 아주 한산했다.

“오늘 굉장히 한가하네요....”

하나사카씨가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시간은 밤 늦은 시간이 되어 점장님도, 스즈키씨도 퇴근을 하여 나랑 하나사카씨 둘 만 남았다.

“조 상, 한가하니까 휴게실에 쉬면서 해요, 손님 오는지 어떤지는 카메라로 알 수 있으니까....점장님이나 스즈키씨 있으면 절대 이렇게 못하죠”

하나사카씨랑 나랑 휴게실에서 앉아 수다를 떨었다. 손님없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유타카라는 가게 가 본 적 있어요?”

“아뇨 없는데요”

“거기 진짜 맛있어요! 안린두부라고 먹어본적 있나요?” “으음, 회전초밥집에서 디저트로 먹어본적은 있는데”

하나사카씨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저 맛 같은건 별로 안 따지고 그냥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인데 거기 안린두부는 정말 환상의 맛이에요. 거리도 가까워요 바로 요 뒤에요”

수다를 떨다가 손님 한 분이 가게로 들어오려는게 카메라에 비춰 우린 다시 가게로 들어갔다. 11시가 되어 교대 사야코가 들어와서 퇴근을 하였다.

요새 닌텐도3DS게임으로 AKB48+ME라는 게임을 TV에서 광고하는데 이 게임을 너무 하고싶어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근데 난 닌텐도3DS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이 게임을 하려면 소프트를 사야하는건 당연하고, 닌텐도3DS도 사야한다. 그러려면 2만엔이 넘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이 게임 하나를 하고자 게임기를 사는건 아무래도 낭비라고 생각되어 참기로 하였다. 그 게임이 과연 2만엔의 가치를 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오늘의 지출 – 카스미에서 반찬거리 고기, 바나나, 우유 635엔

요시노야 마카나이 규동,오싱코,계란 17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