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2012. 11. 02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스무 번째날

2012. 11. 02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스무 번째날

일찍 일어나서 약속대로 오코노미야끼를 먹으러 갈 준비를 하였다. 내일부터는 학교 축제이다. 사실 오늘 한국유학생모임에서 내일부터 한국요리를 팔 준비를 한다. 몇 주전 금요일에, 하나노마이라는 술집에서 한국유학생모임을 할 때 무슨요일에 일을 할 껀지 적었다고 하는데, 난 아르바이트 때문에 거의 끝물에 와서 돈도 내지않고 술을 맛있게 먹었었다. 물론 언제 일 할건지도 적지 않았기에 오늘 마음편히 그곳에 가지 않아도 됐다. 철이는 이름을 적었기에 지금 학교에 있다. 당연히 그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광표랑 영은이도 아무 상관없는 얘기지만, 그 술자리에 참석을 했었고 이름까지 적은 주현이는 오코노미를 먹으면서 불안했음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역시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희영이 누나일 것이다. 당연히 나는 쿨하게 무시했다. 내 이름 적는걸 까먹은 그쪽 책임도 있으니까 내가 나쁜게 아니다. 게다가 지금 시각은 오전이다. 자고있었다고 하면 그만이야. 얼마 있다가 철이에게도 전화가 왔다. 물론 이것도 못들은척...날 필요로 하는건 고맙지만 사양하겠다.

오코노미야끼를 먹고 나서 우리는 노래방으로 향했다. 갈까말까하다가 가기로 결정하였다. 낮이니까 싸고, 밥 먹은 것을 노래를 불러서 빨리 소화시키는것도 나쁘진 않으니까말이다. 프리타임 750엔. 드링크바가 붙어있으니 3시간정도만 놀다가 나가면 본전은 확실히 뽑는것이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러 중간에 나와도 손해가 아니다.

“나 이제 가볼게”

3시 40분쯤 노래방을 나와서 집에서 좀 쉬던 중, 이 사이에도 몇 번이나 전화가 왔다. 장 교수님에게 까지 전화가 왔다. 아아아, 난 이제 아르바이트를 가야할 사람이라고, 일은 너네끼리 해라! 이러고 난 아무것도 못 들었어요~ 라고 말한 뒤 요시노야로 출근하였다. 요새 저녁시간에 정말 바쁘다. 그래도 그 태풍만 넘기면 요 며칠간 아주 한가했는데 오늘은 그 태풍이 아주 길게갔다. 좀 가시나 싶으면 다시 찾아오곤 하였다.

“오늘 바쁘네요...”

아사미씨가 말했다. 지난주에 손님 없는 타임이 좀 돼서 아사미씨랑 잡담을 했던거랑 180도 다른 상황이다.

태풍은 퇴근시간까지 계속되었다. 하필이면 퇴근타임에 정말 거센태풍이 또 불어왔다. 아니도 도대체 일본은 어떤 나라이길래 밤 11시에 음식점이 이렇게 붐비는거야? 나랑 아사미씨랑 교대하러 온 야마나카씨랑 하나사카씨도 들어와서 네 명이서 일을 하였다. 밤 11시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로 바빴다. 물론 이 태풍이 지나고 나서야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요시노야에 들어온 이래 가장 바쁘고 힘든 날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역시나 예상한대로 전화기에는 부재중전화가 엄청나게 와 있었다.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인기인이였나... 희영이 누나에겐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몇 개나 와 있었다.

‘영빈아, 누나가 널 빼먹었어. 미안해 내일부터 시작인데 너 좋은 날 나와’

나도 아예 안 갈 생각은 없다. 일본의 대학교 축제에 학생으로 참가하는건 평생에 있어 지금이 유일할텐데 그냥 보낼수는 없다. 내일도 아르바이트 있는데...일요일날 할까 하다가 그냥 내일 하루종일 빡세게 구른 후, 일요일날 텅텅 비워놓기로 하였다.

‘아르바이트 다녀왔습니다. 내일 당장 갈게요, 몇 시까지 가면 되죠?’

어디까지나 내 이익을 위해 내일 가는거지만 저런식으로 말하면 착해보인다.

‘내일 9시까지 와 주면 고마운데...’

‘아홉시까지 어디로 갈 까요?’

그러면 아홉시까지 당연히 가야죠, 말 만 하세요, 뭐든지 할게요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이미지 관리 중

‘G1이랑 에프동 앞’

‘알겠습니다.’

쳇, 내일도 푹 자기는 글렀군....아무튼 기왕 하는거 내일 최대한 즐기면서 하기로 하였다.

오늘의 지출 – 오코노미야끼 566엔

노래방 750엔

요시노야 마카나이 180엔

편의점에서 밀크쉐이크맛 우유 138엔

총 1634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