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5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열 한 번째날
2012. 10. 25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열 한 번째날
오전수업이 없어서 푹 자고, 설렁설렁 일어나 학교로 향했다. 아, 대학생은 정말 좋다. 지금을 즐겨야한다. 3교시 비교문학론 시간이 끝나고 4교시 창작시간 사이의 30분에 숙제였던 ‘용에 대하여 창작하기’를 끝냈다. 나의 뛰어난 문학적 감각으로 팟 떠오르는 걸 원고지에 옮겼다. 오래 생각해선 절대 독창적인 작품이 나올 수 없다. 절대, 귀찮아서 휘갈겨 쓴게 아니다.
4교시 창작시간, 자신있게 아까 휘갈겨 쓴 나의 작품을 제출했다.
“흐음흐음...넌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끼가 강해”
“감사합니다”
“네가 용의 입장이 되어서 쓴거지?”
“예”
“오호....아주 좋아...흠, 그래...다음엔 무엇에 대하여 써 볼까”
요시마스 교수님은 펜을 굴리며 잠시 뜸을 들였다.
“그래, 다음엔 용의 언어에 대해 써 보는거야”
“예!?”
황당했다.
“네가 용의 언어를 만들어 봐, 흐흐, 간단히 생각하지 말고”
용의 언어? 용이 무슨 말을 해, 아니 그 전에 용은 존재하지도 않는 동물아닌가, 상상속의 용이 말하는거래 봤자 키야야아~ 라던가 쿄오오오오오오 밖에 없는데....이번에는 바로 떠오르는대로 휘갈겨 쓸 수가 없었다. 수업시간이 끝날 때 까지 내가 쓴 건 ‘今日~~~’ 밖에 없었다. ‘今日~~~’를 일본어로 읽으면 ‘쿄오오오오오오오~’이다.
카스미에 들러 반찬거리를 샀는데, 실곤약을 싸게 팔아서 왕창 사왔다. 요새 살이 좀 찐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먹는 양을 줄이고자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은 높은 실곤약을 위주로 한 요리를 자주 해먹으리라 다짐했다.
간만에 아무 스케쥴 없는 밤이 찾아왔다. 아니 벌써 일 중독인가 아무것도 스케쥴이 없으니 뭘 할지를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 쓸대없이 한국친구들한테 카톡을 보내서 대화를 하거나 인터넷 유머게시판을 뒤적거리던가 하였다.
3분기 드라마는 월,화,수,목,금,토,일 단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보고 있지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 드라마들을 챙겨보기는커녕 단 한 회도 보지못하고 있다. 오늘에서야 드라마 하나의 1회를 보았다. 다 챙겨보는건 무리고 세 개 정도만 골라서 볼 계획이다.
뭐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흘러서 지금 시각 새벽 2시이다. 내일 점심엔 오코노미야끼를 싸게 런치로 광표, 영은이랑 같이 먹기로 했다.
오늘의 지출 – 학교 매점에서 딸기우유 110엔
카스미에서 휴지, 실곤약, 방향제, 두부, 고기 등 2000엔
총 2110엔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