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8. 22 수요일 유학생활 백 마흔 일곱 번째날
2012. 08. 22 수요일 유학생활 백 마흔 일곱 번째날
분명히 일찍 잤는데 눈을 떠보니 오후 1시였다. 아, 좋다. 빨리 오후 9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카레를 먹고 한건 건담보는 것 밖에 없었다. 철이는 내일 우에노, 아사쿠사를 보러 가겠다고 나한테 여행책을 빌려서 열심히 보고 있었다. 희애도 같이 가나보다. 나는 두 번이나 다녀 온 곳들이라 동행하지 않고, 하라주쿠, 신주쿠, 롯본기 일대를 갈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일은 아니고 금요일날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하라주쿠 AKB샵의 새로운 생사진을 금요일부터 판매하기 때문이다.
희애가 갑자기 내일 철이랑 같이 못가겠다고 한다. 해바라기를 보러 간다나 어쩌나, 그걸 진작말하지 왜 이제 이야기하나 했더니, 그 오카상이라는 아주머니가 해바라기를 얘기했다는데 그 해바라기 축제가 내일까지라고 한다. 철이도 그래서 우에노, 아사쿠사는 하루 미루기로 하고 그 해바라기 축제를 가기로 했다. 물론 나도 따라가기로 했다. 내일 12시까지 희애네 집에서 모이면 된다.
저녁을 먹고나니 떨려왔다. 저녁9시가 되었다. 하지만 전화벨은 울리지 않는다...하지만 좀 늦을수도 있지 않은가, 시간은 흘러 9시 10분, 9시 20분...9시 40분이 되었을 때 완전히 포기했다. 왜냐, 왜, 자꾸만 어제부터 맘에 걸렸던 ‘시간문제’가 머릿속에 떠나지를 않았다. 일본어를 못했던것도 아니고, 오히려 질문에 멋지게 대답했었는데.... 안 된걸 따져봤자 뭣하겠나,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아르바이트 찾기 사이트를 들어갔다.
집에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일절 안하길 잘했다. 아르바이트를 찾고있을때도, 엊그제 면접을 봤을 때도 집에는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는 내 성격 때문이다. 괜히 말해놓고 떨어져버리면 나만 형편없는 녀석이 되어버린다. 글쎄, 부모님은 방학 때 이 녀석이 도대체 뭘 하는건가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 생각을 빨리 멈추게 하기 위해서라도 얼른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아야한다.
스시로에 지원할 때 아르바이트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그 사이에 몇 개 올라와있었다. 야키니쿠 가게가 아르바이트를 구하길래 내일 날이 밝자마자 전화하기로 했다. 비빔밥, 국밥 등도 파는 듯 했다. 한국인이 지원하면 유리한게 없지는 않을 것이다. 스시로가 미웠다. 2주나 기다리게 했으면서 말이다. 앞으로 초밥먹을때는 하마스시로만 가겠다는 유치한 말을 철이에게 했다.
사실 어딘가에 지원해서 떨어진건 태어나서 처음 맛 보았다. 아르바이트는 어디든 지원하는 족족 나를 채용해주었다. 심지어 대학입시조차 수시에서 원서를 딱 한군데 넣었고, 면접 멋지게 본 다음 한번에 합격했다. 상당히 쓴 맛이었다.
“쯧쯧, 어디서 감히 김치맨이 스시집 일을 할라고 그래”
“하하하 그런가”
“그래, 김치가게도 아니고”
철이의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매니저가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는다면’ 이라는 영화를 TV에서 해주길래 봤다. 소설원작인데, 작년에 마케팅수업을 이 소설로 수업했었다. 영화는 더럽게 재미없었다. 원작을 반에 반도 살리지 못했다. 차라리 애니가 훨씬 낫다.
새벽1시에 akbingo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하므로 또 그걸 보기 위해 잠을 자지 않았다. 요새일찍 자려고 노력중인데 AKB가 날 또 막는다. 팬이 되버린건 나니 어쩌겠나.
일단 오늘 봐둔 야키니쿠 점에 내일 전화를 해서 빨리 아르바이트를 구하고싶다.
오늘의 지출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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