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2012. 11. 05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스물 세 번째날

2012. 11. 05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스물 세 번째날

축제 마지막 날이다. 일어나자마자 학교에 갈 준비를 하였다. 물론 축제에 참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지금 돈이 없으므로 축제 마지막날을 한번 구경해 볼 겸, 학교에 있는 치바은행 ATM으로 돈을 뽑으러 가는 것이다. 학교에 거의 도착 할 무렵, 익숙한 뒷모습들이 보였다. 하나는 광표, 하나는 희애, 하나는 아마 백지은으로 추정된다.

“요, 안녕?”

백지은이랑은 4월 28일날 20주년 행사 때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이다. 광표랑 희애는 학교에 볼일이 있고, 지은이는 지금 카모가와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아, 그래? 잘 됐네, 떠나기전에 얼굴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럼 저 이만 갈게요”

지은이는 역 쪽으로 갔고 나랑 광표랑 희애는 학교로 들어갔다.

“학교 왜 왔어?” 광표가 물어봤다.

“돈 뽑으려고.”

“어, 나돈데~ 같이 가자. 나 돈 뽑고 집세 낼려고 왔거든”

“그러고보니 나도 인터넷비 내라고 전화왔는데..”

얼마전에 휴대폰에 부재중음성메세지가 있어서 들어봤더니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굉장히 서툰 일본어로 9월달 인터넷비를 아직 안 냈으니 빨리 내라고 했다. 내가 9월달 인터넷비를 안 냈었나? 낸 거 같은데....

돈을 뽑고 나도 온 김에 인터넷비를 내고 빨리 집에 돌아가 쉬려했다.

“아! 맞다, 지금 유학생센터 점심시간이지”

“....아 이런...”

유학생센터 점심시간이 끝나려면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했다. 별 수 없이 그냥 축제구경을 했다. 우리 쪽 부스에서 김밥도 사 먹고...츄러스도 먹고, 모에모에의 중국음식 파는 부스에서 또 만두를 사 먹었다. 전에도 썼지만 먹거리가 전부인 축제에, 이미 다 본 것들이고 마지막날인데다가 평일이라 사람도 아주 적어서 금방 끝났다. 한국음식 파는 부스 뒤에 앉아 유학생센터 점심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12시 반이 되어서 유학생센터로 갔다. 확인해보니 역시 9월 인터넷비 제대로 냈잖아! 제대로 확인하고 전화하란 말이다. 뭐 아무튼 10월 인터넷비를 내고 나왔다. 혜민이가 오키나와 소바가 굉장히 맛있다고 해서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영빈 상~ 안녕~~”

오키나와 소바를 파는 부스에는 사야랑 유카가 있었다. 역시 오키나와 사람이다.

“오키나와 소바 주세요”

“사이즈는??”

“음...내 몸에 어울리는 큰 걸로”

300엔인데 친구라서 그런지 50엔 깎아서 250엔에 주었다. 맛있었다.

집에와서 낮잠을 자다가 요시노야로 출근하였다. 7시 30분 쯤, 점장님이 15분 휴식을 명했다.

‘아? 30분 한번에 쉬는게 아니고 오늘은 15분씩 나눠쉬네’

아무튼 저녁을 먹어야했다. 굶으면 안 된다. 내가 먹을 샐러드를 꺼내고 규동을 만들고 있는데 밥을 다 먹은 손님들이 계산을 하러 줄을 섰다. ‘난 휴식중이니까 일 안해요~ 15분 휴식이라 밥먹기도 빠듯해요~ 좀 기다리면 점장님이 알아서 할 거에요~’ 할 수는 없지않은가, 나가서 계산을 하고, 그러다보니 새로 들어오는 손님 주문도 받고 하다가 안에 들어와 밥을 먹으려고 보니 휴식시간이 4분이 남았다.

‘이런 젠장! 빨리 먹어야겠군’

밥 그릇을 들고 규동에 계란을 풀고 입에 쑤셔넣기 시작했다. 밥 먹는데 4분은 의외로 짧은 시간이었다.

‘40초 남았다. 서둘러야해’

나는 규동을 마시기 시작했다. 휴식시간 종료를 알리는 타이머 소리가 들렸다. 아직 밥은 조금 더 남았다. 빨리 마저 마시고 일을 하러 나가자. 그 때, 점장님이 들어왔다.

“15분 더, 30분 한번에 쉬어라”

.....빨리 좀 말해주지, 체할 각오 하고 미친 듯이 쑤셔넣었는데말이다. 휴식이 끝나고 나오니까 점장님이 말했다.

“토요일날 엄청나게 바빴지? 그 생각하고 15분만 쉬라고 했는데 오늘은 별로 안 붐비네”

“토요일말입니까, 하하하 정신없었죠.”

11시에 사야코가 와서 나는 퇴근을 하였고, 집에 돌아오는 길, 우오타미를 지날 때 그 앞에 엄청나게 많은 자전거가 주차되어있는걸 보았다. 그 중에 튀는 연두색의 명인이 자전거가 있는걸 보고 아직 뒷풀이가 끝나지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집에 들어와 페이스북을 보니 광표가 글을 남겨놨다.

‘야 운동하자 'ㅁ'//’

....뜬금없이 왠 운동....그리고 그 밑에 댓글로 채팅이 열렸다.

이우영 - 영빈이한테 그러지마!!

조영빈 - 나쁘진않은데 갑자기 뭐여 ㅋㅋㅋㅋㅋㅋ 여친이 살쪘대?ㅋㅋㅋㅋㅋㅋㅋ

이광표 - 그런건아니고 너무 나 잉여같아성 ㅋㅋ

조영빈 - 걱정마, 내일부터 다시 수업하러 가야되니까ㅋㅋㅋㅋㅋ

이광표 - 그런건 아닌데;; 평소에 하자는건데..;;

김주현 - 영빈이 거절을 돌려서 말하고 있는거같네욬ㅋㅋㅋㅋㅋ

이광표 - 혼자 해야지 ㅠㅜ

조영빈 - 김주현, 내가 일본인이냐, 거절이면 '닥쳐'라고 했겠지 ㅋㅋ

김주현 - 광표는 이미 '닥쳐'라는 뜻으로 알아들었다에 한표염~

김희진 - 으앜ㅋㅋㅋㅋㅋ

조영빈 - 매일아침 7시 기상 - 아침운동 타마중앙공원 / 오후운동 나 알바없는 날 오후7시 우리집 앞.

이광표 - 존나 빡시넼ㅋㅋㅋ 콜?

김주현 - 아침일곱시에 운동하면 수업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경갈게영

이광표 - 운동 30분만하그 씻고 가야지 , 너두 해라 김주현

조영빈 - 여기다 댓글단게 잘못이여, 너도 나와 김주현

이광표 - 아침은 산뜻한 걷기운동부터 뜀박질

조영빈 - 근데 그 산뜻한 아침공기중에 방사능이 포함되어있지

김손주현 - 뭐야 이 도전적인 댓글+김주현드립은.

（´-`）.｡oO（ 운동개시하고 안쉬고 3일연속으로 하.면. 나도 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중간에 관두면 김빠졐ㅋㅋ

조영빈 - 1교시 시작시간 고려해서 7시는 오바고 7시 40분.

조영빈 - 제기랄, 이번주는 시부야 샤브샤브 부페 갈려고 했는데.

이광표 - 오늘부터 ㄱ

최재영 - ㅋㅋㅋㅋ 샤브샤브 부페 ㅋㅋ 살찐다 ㅋㅋ

조영빈 - ㄱㄱㄱㄱㄱ!! 재영이 형, 저 이미 하라주쿠 런치부페 단골 ㅠㅠㅠㅠㅋㅋㅋ

김주현 - 운동열심히하고 부페가서 산뜻하게 먹어 ㅋㅋㅋㅋㅋ과연 3일 뒤에..ㅋㅋㅋㅋㅋㅋㅋ신현식 - 과연!! 그들은 해낼 것인가!

광표랑 대화를 하다가, 내일도 수업이 없다는걸 알았다. 난 내일부터 정상수업 시작인 줄 알고 1교시 갈 준비를 하고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쁜 소식이었다. 아무튼 당장 내일부터 7시 40분에 아침운동을 하기로 하였다.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늘의 지출 – 인터넷비 2500엔

오키나와 소바 250엔

중국야키만두 300엔

약쿠스에서 아이스크림 101엔

김밥 400엔

요시노야 마카나이 180엔

편의점 밀크쉐이크 138엔

총 3869엔

[darktrac..]

오늘도 재밌게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