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8. 19 일요일 유학생활 백 마흔 네 번째날
2012. 08. 19 일요일 유학생활 백 마흔 네 번째날
점심은 어제 마츠리에서 엄청나게 많이 챙겨 온 삼각김밥으로 간편하게 점심을 때울 수가 있었다. 지난주에 놓친 드라마를 보고, 대부분의 시간은 역시 AKB팬카페를 들어가서 오오시마 유코의 영상을 보며 보냈다. 며칠째 이러고 있다. 나도 내가 갑자기 왜 이리 됐는지 모르겠다. AKB가 나오는 방송시간을 체크해서 수첩에 적기까지 했다.
‘아베가 끝내기홈런!!’
저녁에 카나코에게 메시지가 왔다.
아,,그러고보니 요새 아예 야구에 관심조차 가지고 있지않다. AKB 때문에...카나코의 저 메시지를 받고서야 깨달았다.
‘대단하지 대단하지!? 또 아베신노스케야 역시! 근데 오늘도 포수로 안 앉아있었어, 뭔가 다리쪽에 문제가 있나봐..요시노부도 요전에 300호 홈런 달성한거알지!?’
‘에에에엑?? 300번째 홈런 쳤었어???....요즘 야구를 안 봐가지고..’
전혀 몰랐다. 매일매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결과를 체크하면서 하이라이트도 체크하는데, 요새는 그것조차 하지 않아서 새카맣게 몰랐던 것이다.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300홈런을 치자마자 요시노부의 대 팬인 데이리에게 축하문자를 보낼 생각이었는데 그냥 지나가버렸다.
불과 얼마전이라면 공감하면서 신나게 대화했을텐데 지금은 카나코에게 일방적으로 최근 야구의 정보를 얻고 있다.
‘사실 내가 요새 AKB에 엄청 빠져버려가지고....’
‘드디어 오빠도 AKB의 포로가 되고 말았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 요새 오빠 페이스북에 오오시마 유코가 등장한 것 같은데 그건 역시 착각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어어어어어.....유코는 정말....버틸 수가 없다. 진짜진짜’
‘오빠한텐 오오시마 유코가 넘버원? 키키키키키’
‘네~ 유코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렇구나~ 나도 오오시마 유코 활발해서 좋아해~ 혹시 –오타예- 맹연습하는 거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타예가 무슨말이지? 인터넷에 찾아보니 일부 아이돌오타쿠들이 모여서 하는 춤이나 숭배활동 같은 퍼포먼스라고 한다.
‘어이! 나를 그딴것들이랑 같은 취급하지마, 저딴 근성있다면 그걸로 악수회를 가겠다.’
‘AKB팬은 전국에 도대체 몇 명이나 있을까ㅋㅋㅋ 악수회 우와~ CD엄청 사야겠네’
‘안 가 안 가! 3초 때문에 엄청난 금액과 시간을 쓸 정도로 나는 어리석지 않다. 설령 악수할 수 있다 해도 그건 이미 유코의 손이 아니라 오타쿠들의 온기로 뒤덮힌 손일거다.’
말은 이렇게 해도, 엄청난 금액과 시간이 있다면 가겠다는 말이다.
AKB가 나오는 새벽프로그램을 다 챙겨봤다.
내일은 스시로의 아르바이트 면접이 있는 날이다. 언제오나 싶었는데 ‘벌써?’라는 느낌이 든다. 딱히 면접준비랄거 없이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외워서 가면 말을 하는게 아니고 외운건 억지로 토해내는 느낌이 들 수 있어 부자연스러울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긴장할거없이 다녀오기로 했다. 긴장없이 오히려 큰 무대를 즐기는게 내 장점이다.
오늘의 지출 – 카레재료, 바나나 1131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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