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9. 03 월요일 유학생활 백 쉰 아홉 번째날
2012. 09. 03 월요일 유학생활 백 쉰 아홉 번째날
일찍 일어나서 오전내내 건담을 보다가 졸려져서 침대에 누웠는데 마침 혜리에게 카카오톡이 와서 계속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보니 오후 4시....전화벨이 울려서 재빨리 받았다. 다카라지마라는 야키니쿠 집의 면접결과가 오늘 4시에 나온다.
“조 상의 휴대폰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채용이 안 되겠습니다. 다른 분을 우선으로 하게 되어서..”
“예,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년 이상 할 수 있다고 거짓말까지 했는데 안 됐다. 이쯤되면 내가 안 될 녀석인가보다. 이젠 익숙해졌으니 그냥 받아들이자고 생각하려했으나 본능은 그게 아닌 듯 입으로 험한말이 나왔다. 하기사 외국인을 ‘아 그렇습니까’ 하고 쉽게 받아주겠는가, 하지만 내가 소극적으로 임한것도 아니고 면접때마다 목소리 크게 보여줄거 다 보여주고 외국인이지만 문제될거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장점이 될 것을 강조하는데도 이렇게 떨어지니 내가 안 될 녀석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놈의 고집이 있어서 쉽게 포기하지를 않는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그 때 왜 그렇게 그것에 집착했을까...’ 하는 타입이다. 이번에 안 되면 포기하려 했으면서도 또 다시 아르바이트 홈페이지를 뒤적거렸다. ‘마루야마 제면’ 우동집의 구인광고가 몇주만에 올라왔다. 게다가 오늘 올라온 구인광고다.
‘이거다!’
“타운워크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마루가메 제면은 점포로 직접 전화를 받는게 아니고 중앙채용센터에서 전화접수를 받은 뒤 거기서 점포로 신상을 보내면 점포가 나에게 전화를 주는 시스템이다.
“생각하고 계시는 가게를 말씀해주시겠어요?”
“마루가메 제면 토가네점입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지요?” “22세입니다.”
“감사합니다. 성함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조영빈입니다.”
“아, 유학생분이신가요?” “예”
“출신국은 어디신가요”
“한국에서 왔습니다.”
“실례지만 자격외활동허가서를 가지고 계신가요?”
“예, 물론입니다.”
“자격외활동허가서 기간은 언제까지인가요”
“2013년 6월 28일까지입니다.”
“네 그럼 면접일에 대해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받은 정보를 점포에 송신을 하면 3일이나 4일 후에, 점포쪽에서 조 상에게 면접안내를 해 드릴겁니다. 점포의 위치는 알고 계신가요??”
“네, 알고있습니다.”
“그렇다면 감사합니다. 그럼 면접시에 지참해야할 것을 이야기해드릴테니 메모를 할 준비를 해 주세요. 외국인등록증명서, 여권, 증명사진, 자격외활동허가서 이것들을 복사본이 아닌 원본을 들고 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필기할 것도 있으니 볼펜도 들고와주세요.”
“알겠습니다.”
....3일이나 4일을 기다려야 비로소 면접을 보는것인가..그리고 면접을 본 뒤에 또 채용여부까지 시간이 걸린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가 올지 안 올지도 모른다. 중앙채용센터에서 점포에게 내 신상을 보낼 뿐이기 때문에 나랑 전화를 하지 않은 마루가메 토가네점은 내 일본어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도 없고 그냥 이름만보고 외국인이라 무시해버릴 가능성도 있다. 면접을 본다고 해도 자격외활동허가서까지 가져가기 때문에 1년이상 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직접 점장들과 이야기를 해도 안 된판에 이래서는 너무나 가능성이 낮다.
‘...다른 곳에 더 넣어보자.’
지금까지 하나의 가게에 지원하고 그 결과가 완전히 나온 후에 또 다른곳을 찾았다. 하지만 오늘 이상하게 신 구인광고가 몇 개 한번에 올라와서 다 전화해보기로 했다. ‘두 군데 이상 채용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한 군데 간신히 되는게 목표다. 만약에 두 군데 한번에 채용 된다면 그건 그 때가서 생각하면 된다.
카레집과 돈까쓰집에 전화를 걸었다. 돈까쓰집은 이미 사람을 구했다고했고 카레집은 여자를 원하고 있었고 게다가 대놓고 외국인을 꺼려했기에 둘 다 넣는데 실패했다.
다카라지마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인터넷에 나와있지는 않았지만 요시노야 덮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홍보지를 보아서 내일 거기에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정 안되면 작은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던데 거기도 가 봐야겠다. 개강까지 앞으로 약 2주가 남았다.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기로 했다. 나라면 할 수 있다. 자격외허가활동서를 받은것도 나 밖에 없지않은가!
물을 사 먹기 시작하고 박스랑 빈 페트병이 쌓여서 이걸 잘 이용하면 책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패트병을 쌓아 다리를 만들고 박스로 책꽂이를 만드는 것이다. 내일 덮밥집에 가면서 백엔샵에 들러 테이프나 나사 등을 사서 만들어봐야겠다.
오늘의 지출 – 카스미에서 바나나, 고기, 맥주, 카라아게 678엔
깅엄체크 타입B 통상판 1600엔
총 2278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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