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8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열 네 번째날
2012. 10. 28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열 네 번째날
잠이 덜 깬 채로 전차에 올랐다. 오늘따라 하라주쿠까지 가는길이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전차너머의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고 있었다.
“에...?”
뭐야, 혹시 몰라서 우산 들고오려다가 비 안 올줄 알고 그냥 나왔는데 비가 오고있었다.
“이런 젠장!!”
아직 하라주쿠까지는 40분정도 남았다. 이건 소나기 일거야. 금방 그칠것이야....
하라주쿠에 도착했다. 비는 대단히 많이 내리고 있었다.
“에휴, 하필이면”
역 바로앞에 편의점이 있어서 별 수 없이 우산을 구매했다. 그동안 한국에서 가져온 낡은 접는우산을 들고 다녔었는데, 자전거에 걸 수가 없어서 조금 불편했다. 이 참에 장우산을 마련하는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라주쿠만 벌써 세 번째 왔다. 일단 쟈니즈샵에 가서 영은이에게 선물할 칸쟈니의 마루야마 류헤이 사진을 한 장 구매했다. 뭐 이리 사람이 많은지 이 사진 한 장사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 많은 사람들 중 나 혼자 남자였다.
‘...이건 이거대로 기분이 이상하구만’
오랜시간 줄을 서서 사진 한 장 사는데 성공하고 바로 옆에있는 런치부페로 향했다. 전에 하라주쿠에 왔을 때 감동을 받았던 그 런치부페이다. 처음왔을 땐 탄성을 질렀는데, 두 번째 오니까 그저 그랬다. 분명 맛있지만, 전에랑 메뉴가 똑같아서 질려가지고 그런 것 같다. 아마 다음부터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배불리먹고 나와서 향한곳은 ‘키디랜드’이다. 8월 25일날 왔을 때, 전차시간에 쫒겨서 1층만 대충 둘러보고 나왔었다. 이번엔 각 층마다 꼼꼼히 둘러본 다음에 본 목적인 AKB48 샵으로 가 새로나온 A4생사진을 구입했다.
시부야로 향했다. 3주전 시부야에 왔을 때, 역시 전차시간 때문에 서둘러 구경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늘은 시간이 아주 많다. ‘만다라케’라는 가게부터 찾아 들어갔다. 만다라케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샤브샤브 무한리필 집의 광고를 보았다. 다음에 하라주쿠&시부야에 오게 되면 여기서 밥을 먹어야겠다.
만다라케는 시부야의 유명한곳 중 하나로, 프라모델이나, 만화책, 피규어 등을 중고로 파는 곳이다. 새것이나 다름없는것들을 저렴하게 팔고 있다. 아이돌들의 굿즈도 팔고 있었다. 물론 그 아이돌중엔 AKB48도 있다. 오오시마 유코의 팬이 팬질을 그만 뒀는지 오오시마 유코 관련 물건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 내가 정말 갖고싶었던 유코의 얼굴이 그려진 큰 부채도 있었다.
9월 9일, 악수회를 갔을 때, 많은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가 그려진 커다란 부채를 들고 다녔다. 그래서 나도 하나 가지고싶었는데 마침 여기서 팔고 있었다. 가격은 1050엔, 중고니까 좀 깎은 가격일텐데 아니 그럼 도대체 이 부채 따위가 원래는 얼마였단거지? 아무튼 누가 가져가기라도 하는것처럼 잽싸게 부채를 집었다.
만다라케를 나와서 간 곳은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북오프였다. 토가네의 북오프랑은 당연히 그 규모부터 다르다. 북오프를 둘러보고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도큐핸즈. 지난주에 라라포트의 도큐핸즈도 갔다왔다. 거기도 넓다고 느꼈는데, 시부야의 도큐핸즈는 그 넓은게 7층이다.
도큐핸즈를 둘러보고 있을 때 주현에게 메시지가 왔다. 저녁을 같이 먹자는 것이다. 카레를 같이 해먹자고 한다.
‘오, 나 카레 엄청 좋아해!’
아직 안 본곳이 많지만 오늘 따라 왜 이리 피곤한지 일찍 집으로 돌아가고싶었다. 안 그래도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주현이에게 같이 저녁을 먹자는 메시지를 받아서, 얼른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3시 40분 전차가 있다. 이걸 놓치면 한 시간 뒤를 기다려야한다. 3시 40분 전차를 타러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그 전에 끝내야 할 일이 있다. 도큐핸즈를 찾아온 목적, 미니퍼즐 전용 퍼즐풀을 사러 온 것이다.
7층, 모형전문층에 올라갔다. 각종 성의 모형, 철도모형, 건담프라모델 등등이 화려하게 전시되어있었다. 멋지지만 한가롭게 여기서 이 모형들을 구경할 여유는 없었다. 빨리 미니퍼즐전용 퍼즐풀을 찾아내서 산 후에 3시 40분 전차를 잡아타야했다. 여기 7층에는 아무래도 보이지가 않았다.
“실례합니다, 여기 직소퍼즐은 안 파나요?” “팔고있어요, 근데 여기 7층에는 안 팔고요, 6층A에서 팔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층 A구역 직소퍼즐 파는곳을 봐도 미니퍼즐전용 퍼즐풀은커녕 일반 퍼즐풀도 보이지 않았다. 아아, 시간이 없는데...! 몇 번이나 뺑뺑이를 돈 끝에, 잘 안 보이는 구석에 미니퍼즐풀이 있는걸 발견했다. 얼른 계산하고 도큐핸즈를 나와 무사히 3시 40분 전에 도착하였다.
전차 안에서 주현이랑 통화를 했다.
“너 어딨어?”
“글세 어딜까~”
“하라주쿠냐?”
“어떻게 알았지?”
“철이한테 물어보니까 하라주쿠 갔을걸? 이래서”
“어어, 맞어 근데 지금 돌아가는 중이니까 같이 밥 먹을 수 있어”
“영은이가 아주 섭섭해한다”
“왜?” “하라주쿠 가는데 자기한테 말도안하고 갔다고”
“하라주쿠 왔는데 영은이 생각 안 할 수있나, 빈 손으로 가는건 아니니까 슬퍼하지말라그래”
확실히몸이 피곤했는지 전차에서 꾸벅꾸벅 조는 동안 거의 다 도착했다. 집에다 집을 던져놓고 카레를 만들고 있을 주현이네 집으로 올라갔다. 주현이, 영은이, 광표가 있었다.
“야, 선물”
쟈니즈샵에서 산 마루야마 류헤이의 사진을 영은이에게 주었다.
“우와!~ 감사합니다!!”
카레를 먹으며 다 같이 텔레비전을 보며 놀았다. 왜 이리 오늘따라 피곤한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자고 싶었다. 시간이 많이 늦기도 했지만 짐을 정리할 새도 없이 영어숙제를 하고, 바로 잘 준비를 했다.
오늘의 지출 – 교통비 1540
패밀리마트에서 우산 500엔
점심런치부페 1000엔
쟈니즈 샵에서 마루야마 류헤이 사진 1장 150엔
만다라케에서 오오시마 유코 부채 1050엔
AKB48샵에서 오오시마 유코, 카와에이 리나 A4사진 1050엔
북오프에서 AKB48 사진책 500엔
도큐핸즈에서 미니퍼즐 전용 퍼즐풀 189엔
총 5979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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